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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학교가 검은색 의복 금지한 이유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있는 찰스 중학교가 8월 5일 학생에게 상하 모두 검은색 의복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학교 측은 검은색 일색 의복이 정신 위생상 문제나 범죄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보호자와 지역 주민으로부터 입고 있는 옷 색으로 정신 상태가 바뀌는 게 아니라는 반발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먼저 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앞으로 후드와 주머니가 달린 스웨트 셔츠가 금지된다고 통고했다. 이는 학생이 학교에 반입해서는 안 되는 물품을 숨기거나 사용하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 또 검은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라는 교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도 금지한다며 이는 행복하고 건강한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우울증이나 정신 위생상 문제, 범죄를 연상시키는 것이라며 상하 검은색 의복을 금지한다고 알렸다.

엘파소 교사협회에 따르면 이 복장 규정이 채택된 건 학생이 우울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려한 옷에서 새까만 옷으로 바뀌는 걸 교사들이 목격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학생에게 허용되지 않는 건 위에서 아래까지 검은 옷을 입는 것으로 체육 시간에 검은 반바지를 입거나 자유 복장의 날에 부분적으로 검은 옷을 입는 건 가능하지만 상하의 모두 검은 옷을 입을 수는 없다고 한다.

또 찰스 중학교를 관할하는 엘파소 독립학구(EPISD)는 찰스 중학교는 학생들의 행복과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복장 규정을 업데이트했다며 이 결정은 보호자, 교직원,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캠퍼스 개선 팀에 의해 신중히 검토되고 승인된 것이며 목적은 긍정적인 자아상을 키우고 학교 색과 자부심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이 변경은 찰스 중학교 이해관계자로부터 제기된 우려와 제안에 응답한 것이라는 말로 중학교 측 결정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일부 보호자와 지역 주민으로부터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찰스 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 보호자는 아이 옷을 다시 사야 해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학교 측은 미리 보호자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도 옷 색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감정을 얻는 능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거나 학생에게 다른 색 옷을 입혀도 마법처럼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도 비판적이다. 지역 의료기관(Emergence Health Network) 아동·청소년 서비스 책임자는 정신 질환이나 우울증에는 색이 없으며 옷차림과도 관계가 없다며 다른 징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EPISD 교육감은 이 결정은 분명히 지나친 것이었다며 복장 규정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생 정신 건강과 관련된 사항을 검토할 때는 정신 건강 전문가를 위원회에 참여시키겠다며 캠퍼스 개선 팀을 재편할 의향을 보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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