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미국 콜롬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은 구글이 거대한 규모, 높은 자본 비용, 주요 유통 경로 지배 등으로 인해 경쟁사 검색엔진을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는 판결을 내리며 구글 반독점법 위반을 인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구글과 애플 사이 계약이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하며 애플이 구글 경쟁 엔진인 마이크로소프트 빙(Microsoft Bing)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정리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제품에는 애플 브라우저인 사파리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으며 사파리는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채택하고 있다. 구글은 이 계약 대가로 사파리와 크롬을 통해 얻는 광고 수익 일정 비율을 애플에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2022년에는 이 지불액이 20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판결에서는 애플이 빙 등 다른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걸 검토했지만 결과적으로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애플이 빙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판결에서는 주로 5가지가 언급됐다.
첫째 빙 검색 품질. 애플은 2021년 구글과 빙 벤치마크 조사를 실시했는데 데스크톱 버전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는 빙이 우수했지만 검색 결과 관련성, 속도, 범위 등 다른 점에서는 모두 구글이 빙을 앞섰다고 결론지었다. 애플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인 에디 큐는 벤치마크 결과 빙 검색 품질이 구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둘째 빙 광고 수익.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에게 최종적으로 광고 수익 100%를 애플에 제공할 준비가 있다고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빙 광고 수익화 능력이 구글에 크게 뒤떨어져 실제 수익액은 구글과의 계약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 분석에 따르면 구글과의 계약을 계속할 경우 5년간 400억 달러 수익이 예상되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제안은 200억 달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셋째 비즈니스 리스크. 이미 구글을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고 있던 애플에게 구글에서 빙으로의 전환은 큰 위험을 수반한다. 사용자가 익숙해진 구글 검색 경험을 변경해 사용자 만족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또 검색 품질 저하로 인해 아이폰 등 애플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우려됐다. 더불어 구글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해칠 위험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넷째 재정적 손실. 애플 내부 분석에 따르면 빙으로 전환할 경우 첫 5년간 100억 달러 수익 손실이 예상됐다. 이는 단순히 검색으로부터의 직접적인 수익 뿐 아니라 제품 판매에 대한 잠재적 영향도 포함한 종합적인 예측으로 보인다. 이 손실은 애플 사업에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재정적 관점에서 큰 장애물이 됐다.
넷째 장기적 불확실성. 구글과의 계약은 애플에게 장기적인 수익 안정성을 제공하고 있었다. 반면 빙으로의 전환은 검색엔진 시장 동향, 빙의 향후 성장과 개선 가능성, 사용자 반응 등 많은 불확실한 요소가 있어 장기적인 수익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 애플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불확실한 선택지와 교환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에디 큐 부사장은 만일 애플이 구글과의 제휴를 해소할 때는 애플이 더 이상 구글과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뿐일 것이라며 구글과의 제휴는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그 외 계약을 진지하게 고려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콜롬비아 특별구 연방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AI가 언젠가 검색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지만 곧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AI는 웹 크롤링, 인덱싱, 랭킹 등 검색 기본 구성 요소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AI 기술이 검색 시장을 어떻게 변혁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향후 전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ㅐ AI 기술이 검색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기존 검색 기술과 사용자 데이터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는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