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아르헨티나, AI‧드론 이용한 미래 범죄 예측 계획 발표

2002년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범죄 예측 시스템이 도입되어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체포되는 가까운 미래를 그렸다. 이와 유사하게 AI로 범죄를 사전에 예측하는 전문팀을 창설하는 계획을 아르헨티나 당국이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인권 단체는 시민 감시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7월 29일 AI를 이용해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를 예측하는 치안 대책에 응용된 인공지능 유닛(UNIDAD DE INTELIGENCIA ARTIFICIAL APLICADA A LA SEGURIDAD: UIAAS)을 발족할 계획을 발표했다.

사이버 범죄·사이버 문제국 산하에 설립되는 UIAAS 주요 임무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과거 범죄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래 범죄를 예측하거나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또 다크웹 감시를 통한 범죄 수사, 방범 카메라 영상의 실시간 감시로 수상한 인물이나 지명 수배자 발견, 사이버 공격 대응,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용의자 프로파일링, 드론을 이용한 공중 감시와 비상 사태 대응, 로봇을 이용한 폭발물 처리, 소셜 미디어 분석을 통한 범죄 그룹 동향 조사 등도 UIAAS 임무에 포함된다.

이에 대해 밀레이 대통령은 SF 작가 필립 K. 딕이 상상한 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영화화된 것처럼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미래 범죄를 예측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안전보장부는 AI를 치안에 활용해 경찰과 치안 부대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위협이나 긴급 사태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권 단체와 전문가는 과도한 감시와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사무국장은 대규모 감시가 이뤄지면 사람들은 인터넷에 올리는 게시물이나 댓글 등이 모두 치안 부대에 의해 감시되는 걸 두려워해 자율 검열을 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나 비판을 표현하는 걸 자제하게 되므로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남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국가에 의한 억압의 역사가 오랜 기간 국민 생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군사 독재 정권 하에서는 3만 명이 넘는 사람이 납치와 고문 희생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23년 12월 대통령에 취임한 밀레이는 범죄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유명하며 총기 규제 철폐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폐지 등 급진적인 정책으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UIAAS는 헌법과 현행 법률 틀 내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아르헨티나 당국은 설명하지만 한 연구자는 소셜 네트워크나 웹사이트를 감시하기 위해 정부 기관이 만들어지는 건 헌법 여러 조항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