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리기가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는 건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달리는 것과 걷는 칼로리 소모량이 다르다는 점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프랑스 코트다쥐르대 연구자가 왜 달리기가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지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끈다.
모든 활동과 관련된 칼로리 소모는 대사 비용이라고 불리며 달리기나 걷기를 할 때에는 체내 다양한 장기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대사 비용이 평상시보다 높아진다. 대사 비용은 몸이 소모하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분석해 추정할 수 있으며 이 방법으로 달리기가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는 것도 확인됐다.
달리기와 걷기 대사 비용 차이는 주로 2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첫 번째는 달리기와 걷기는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에도 몸 움직임에 차이가 있다는 것. 걷기 때는 머리와 무게중심이 거의 일정한 위치에서 이동하지만 달리기를 할 때에는 머리와 무게중심이 더 크게 상하로 진동한다. 이런 수직 방향 움직임을 만들어내려면 하지 근육이 더 많은 힘을 내야 하며 이로 인해 칼로리 소모량이 증가하지만 목적지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달리기를 할 때에는 에너지 일부가 몸 전진이 아닌 상하 운동에 사용되기 때문에 같은 거리라도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달리기가 걷기보다 대사 비용이 많은 2번째 이유는 신체 운동 후에 발생하는 칼로리 소모량이 걷기보다 달리기가 더 많다는 것. 예를 들어 3km를 달려보면 달리기를 마친 뒤 몸에 열이 나고 숨이 가쁠 것이다. 이런 체온 상승과 잃은 에너지의 보충으로 인해 달리기 후에는 안정 시와 비교해 칼로리 소모량이 많은 상태가 몇 분간 지속된다. 이것도 달리기와 걷기 칼로리 소모량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통 달리기가 걷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예상되는 보행 속도가 2~6km/h 정도라는 조건하에서다. 만약 0.5km/h라는 매우 느린 속도로 걸을 경우 같은 거리라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최종적인 칼로리 소모량이 달리기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생물이 신체 활동과 관계없이 단위 시간당 일정한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이며 이 생명 활동 유지에 필요한 칼로리 소모는 기초대사라고 불린다.
또 걷기 속도가 매우 빠른 그러니까 8km/h일 때에도 걷기가 달리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달리기에서는 근육뿐 아니라 건(腱) 탄력성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걷기는 근육 힘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속도를 넘어서면 달리기가 걷기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속이 느리면 걷기가 칼로리 소모량이 적지만 8km/h 부근에서 걷기가 달리기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지는 지점이 있다. 이는 점점 빨라지는 트레드밀 위에 있는 사람이 걷기에서 달리기로 전환하는 지점과 거의 같은 위치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무게중심 진동이 크고 운동 후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같은 거리를 걷는 것보다 달리는 게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