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10배 빠른 충방전…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 시작

스마트폰과 전기차를 비롯한 많은 제품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 같은 문제가 따른다. 미국 스타트업 나트론에너지(Natron Energy)가 리튬보다 훨씬 더 풍부한 나트륨을 사용하고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고속 충전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 배터리인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상업 생산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나트론에너지는 2013년 설립된 나트륨 이온 기술 스타트업. 이 기업은 지난 4월 29일 미시간 주 홀란드에 있는 제조시설에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생산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나트론에너지가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생산을 발표한 건 2022년이었다. 2023년으로 예정됐던 가동 개시가 지연됐지만 미국에서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대한 상업적 규모 생산이 시작된 건 이번이 역사상 처음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내건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트론에너지에 따르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나트륨 외에 알루미늄, 철, 망간 등 풍부하게 구할 수 있는 원료로만 제조된다고 한다. 일상적인 광물인 나트륨은 지구상 리튬보다 500~1,000배나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환경을 해치는 방식으로 채굴할 필요가 없다. 또 생산지가 제한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원료와 달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원료는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트륨에너지 측은 미국 첫 상업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 제조시설 가동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며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고출력, 고속 충전, 장수명, 완전히 안전하고 안정적인 화학적 특성을 갖춘 유일무이한 리튬 이온 배터리 대체재라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나트론에너지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충방전이 가능하며 즉시 충전도 가능해 짧은 사이클로 충방전을 반복하는 백업용 배터리에 적합하다. 5만 사이클이라는 추정 수명도 이런 용도에 알맞다.

하지만 2022년 기사에는 나트론에너지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70Wh/kg라고 기재되어 있어 모바일 기기 사용을 위해선 이버다 2배 이상 에너지 밀도가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고정형만 생산될 계획이다. 2021년 160Wh/kg짜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발표하고 전기차 용도로 200Wh/kg 에너지 밀도 실현을 목표로 하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등 경쟁사도 계속 이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이번에 미시간 주에 개설된 제조시설에선 완전 가동되면 연간 600메가와트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며 폭발적 AI 발전을 뒷받침할 에너지 저장 수요에 대응하는 축전지로 6월 데이터센터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 출하가 예상된다. 나트론에너지는 앞으로 다른 산업용 전력 시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며 EV 급속 충전과 전기통신 사업을 미래 시장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