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 대만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일부 반도체 공장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제조업체가 가격 협상을 할 때 기준이 되는 계약 가격 공개를 잠시 보류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지진 발생 전부터 메모리 가격이 상승 추세였던 만큼 이로 인한 추가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이번 대만 지진으로 일부 실리콘 웨이퍼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업체가 영향을 받아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한다. 지진 발생 전부터 반도체 업계는 2022-2023년 기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이번 움직임은 예상을 웃도는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재해나 대형 사고로 인한 생산 중단은 과거에도 메모리 가격 불안정의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1999년 9월 대만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DRAM 가격이 6개월 만에 거의 4배 급등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 발생 이전 2024년 2분기 DRAM과 NAND 플래시 메모리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상승률이 다소 둔화된 상태였다. 그 중에서도 NAND 플래시 메모리는 1분기 20% 이상 상승했지만 2분기에는 15∼20% 선에서 추이했다.
지진 직후 마이크론은 현지 생산과 공급망 영향을 파악하겠다며 2024년 2분기 제품 견적을 중단했고 경쟁사도 이를 곧바로 따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큰 지진이 발생하면 메모리 공장이 보통 생산을 중단해 웨이퍼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는 칩 부족에 시달리면서 비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원래 메모리 모듈 업계에서는 공급업체 가동률 상승으로 가격 상승 억제가 기대됐지만 칩 제조업체가 2023년 수요 부진을 감안해 대폭 감산을 단행하면서 가격 유지에 나섰다. 또 서버 제조업체 등 고객이 메모리 제품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재고를 늘리고 있어 이 역시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계약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한편 구정 이후 소비자 부문 수요 부진으로 현물 시장은 약세를 보이며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