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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패턴으로 속였다” 폴란드 당국, 아마존에 벌금 부과

아마존 유럽 본사(Amazon EU Sarl)에 폴란드 정부가 벌금 3,185만 141즈워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당국은 상품을 배송하지 않고도 주문을 받아 대금을 지불하게 하는 등 아마존 측 행위가 소비자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폴란드 경쟁소비자보호청(UOKiK)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물품을 주문했는데 상품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잇따라 접수됐다는 것. 예를 들어 한 사례에선 사용자가 전자책 리더를 주문하고 대금을 지불했는데 아마존에서 주문 확인 메일은 왔지만 1개월 후 주문이 취소됐다.

이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은 아마존이 판매 계약 성립 시점을 대금 수령 당시가 아닌 상품 발송 기준으로 규정한 데 있다. 게다가 아마존은 이 점을 고객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았고 계약 관련 정보는 구매 최종 페이지에 흰 배경에 회색 폰트로 작게 기재되어 있었다.

더구나 아마존에선 재고 잔여 수량이나 상품 도착 예정일이 남은 물량 2개, 2시간 38분 내에 주문하라는 등 형태로 표시해 사용자에게 서두르라는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UOKiK에 따르면 아마존은 기한을 자주 지키지 않아 품절로 인한 발송 지연은 물론 발송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UOKiK는 아마존은 판매 계약이 체결되는 시점에 대해 소비자를 오해하게 해 많은 이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상품을 받지 못하면 상품 이용 기회를 잃고 매력적인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놓치며 환불까지 대금이 묶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9월부터 아마존 관련 민원을 조사해온 UOKiK는 2023년 2월 아마존 영업 행태에 대한 정식 조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마존이 소비자 집단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 벌금 3,185만 141즈워티를 부과했다.

UOKiK 측은 이번 결정은 배송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언제 주문해야 하는지 타이머를 표시해 소비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등 소비자를 속이는 이른바 다크 패턴 행위를 지적한 것이라며 기업은 스스로 정한 특정 기한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측은 성명을 통해 2023년 UOKiK와 협력해 아마존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자발적 수정 방안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며 모든 국가 법적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UOKiK 평가와 벌금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마존의 다크 패턴 관행은 과거에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2023년 6월에는 다크 패턴으로 소비자를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로 유도한 게 불법이라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마존을 제소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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