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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생명 진화에 중요한 역할 할 수 있다?

노화에는 질병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기존 진화론에선 노화는 필연적인 것이며 어떤 생물도 피할 수 없다고 여겨졌지만 생물 중에는 회춘하는 것이나 이론상 불멸인 것조차 있다. 또 이전에는 자연계에선 포식되거나 병사되거나 하는 게 보통이지만 천수를 누리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현대에는 야생 동물이 나이가 들어 죽는 건 드물지 않다는 게 밝혀졌다.

이런 논의 속에 떠오르는 게 노화에는 뭔가 적극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노화가 진화적으로 유리한 역할을 해온 게 아닐까 하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헝가리 HUN-REN생태학연구센터 진화 연구소는 컴퓨터 모델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연구에 사용한 모델은 제어된 환경 하에서 생물 개체나 유전자 장기적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는 알고리즘으로 자연계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이뤄지는 진화 과정을 몇 시간에 압축할 수 있다. 현대에 있어 진화 연구는 이런 컴퓨터 모델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이 연구 결과 방향성 선택과 혈연 선택이 충분하다는 조건 하에서 확실히 노화 진화를 가속시킬 가능성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방향성 선택이란 외적 존재나 환경 변화가 형질을 일정 방향으로 인도한다는 것으로 기린 목이 길어지는 진화가 그 예다. 또 혈연 선택은 혈연관계에 있는 개체 도움으로 유전자가 계승되는 것으로 자신은 번식하지 않고 자신의 어머니에 해당하는 여왕벌 번식을 돕는 일벌이 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연구팀은 예를 들어 환경 변화에 따라 노화 죽음이 개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더 뛰어난 유전자 조성을 갖는 적응력이 높은 자손과 경쟁해버려 이 생존이나 번식을 방해하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세대를 위해 공간을 양도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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