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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로 리튬 70% 대체 가능한 신소재 발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이나 전기 자동차 등에 널리 사용되는 반면 파열과 화재로 이어질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2024년 1월 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 PNNL은 공동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파열 가능성은 낮은 새로운 고체 전해질을 이용한 배터리 재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양자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 퀀텀 엘리먼츠(Azure Quantum Elements)를 사용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이기 때문에 에너지 전도가 뛰어나지만 파열되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제조사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는 많은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미국에너지부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030년까지 10배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자 사이에선 리튬 사용량이 적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는 PNNL 연구팀에 HPC와 양자컴퓨팅 기술, AI를 통합한 플랫폼인 애저 퀀텀 엘리먼츠 AQE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AQE에 리튬 사용량이 적은 배터리 재료가 뭔지 물었다. 그러자 AQE는 곧바로 3,200만 가지 후보를 제시했다. 이후 연구팀은 제시된 후보 중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50만 개 재료를 픽업했다.

연구팀은 또 재료마다 에너지를 얼마나 전도하는지 추정하고 재료 내에서 원자와 분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뮬레이션했다. 동시에 비용과 입수 용이성을 포함해 후보별 실용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23개까지 배터리 재료 후보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3,200만 개 후보에서 23개로 좁히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80시간. PNNL 측은 3,200만 개 재료를 인간 수작업으로 조사하려면 아마 20년 이상을 필요로 했을 것이라며 이번 발견은 AI와 AQE 없이는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남은 23개 후보 중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하나 합성해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때 제조한 배터리를 이용해 전구나 시계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제조한 배터리에는 기존 리튬 이외에 나트륨을 사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하면 이번에 발견한 신소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리튬 함유량을 최대 7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액체전해질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한편 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에너지 전도 성능이 떨어진다. 이번에 발견한 재료는 연구팀이 당초 예측한 것보다 에너지 전도 성능이 낮다는 점에서 앞으로 테스트와 미세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한 재료를 이용한 배터리가 시장에 등장하는 건 아직 한참 남은 일이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AI와 AQE를 이용해 지금까지 250년이 필요했던 화학 재료 연구를 불과 20년으로 압축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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