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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샘 알트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다면…

오픈AI가 샘 알트만 CEO 퇴임과 퇴사를 발표하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알트만을 영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알트만이 오픈AI에 조건부로 남으려 한다는 소식도 있는 등 아직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만일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개발용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는 등 오픈AI AI 개발을 지원해왔다. 대신 모델 소스 코드와 가중치를 포함한 오픈AI 모든 지적재산에 대한 영구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오픈AI가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때마다 자사 서비스에 통합해 활용하고 있다. 당초 계약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 데이터를 사용해 독자적인 범용 AI를 개발하는 건 금지되어 있었지만 최신 계약에선 이런 제한이 해제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협력 관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전 CEO인 샘 알트만과 전 사장인 그렉 브록맨 등 주요 멤버가 오픈AI를 떠난다면 오픈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사라질 걸 우려했고 샘 알트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면 이런 우려를 해소하면서 오픈AI 기술을 활용하면서 독자 AI를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를 무료로 인수한 것과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연구 기업으로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 등에 의해 설립됐다. 오픈AI는 실제로 과세 우대를 받은 비영리단체로 인증을 받았으며 2016년 첫 신청서에도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내용은 오픈AI 목표는 금전적 이익을 창출할 필요성에 제한되지 않고 인류 전체에 가장 이익을 줄 가능성이 높은 방식으로 디지털 인텔리전스를 발전시키는 것이며 AI 기술이 21세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세계가 안전한 AI 기술을 구축하고 AI 혜택이 가능하면 넓고 균등하게 분배되도록 지원하려 한다는 것. 또 이 과정에서 계획과 기능을 개방적으로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2년 뒤에는 AI 개발 과정에서 계획과 능력을 개방적으로 공유한다는 약속은 취소됐고 3년 뒤에는 디지털 인텔리전스 진보라는 목표가 범용 인공지능 구축으로 대체되는 등 변화해갔다.

2018년 가장 큰 기부자였던 일론 머스크가 이사를 사임하자 오픈AI는 방대한 컴퓨팅 비용 지불로 인해 상한이 있는 영리 기업(OpenAI Global, LLC)을 시작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출자를 받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개발을 지원하면서 윈도나 오피스를 시작해 자사 내 다양한 제품에 오픈AI 기술을 통합해갔다. 2023년 3월에는 AI 개발용 슈퍼컴퓨터를 수천억 원 이상 지출해 구축했다.

이번 샘 알트만 사태로 영입을 발표하기도 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대기업이 이기는 방법은 스타트업처럼 발명하는 게 아니라 기업 규모를 활용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빠르게 팔로우하는 것이며 0원이라는 저가로 실현할 수 있으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알트만의 마이크로소프트 이적은 확정된 게 아니며 알트만은 해고 결정에 관여한 이사 사임을 조건으로 오픈AI로 되돌아갈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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