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나 구글 공식 스토어 이외에서 앱을 설치하는 사이드로딩은 여러 스토어간 경쟁을 돕고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노리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이런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앱스토어에 늘어선 앱은 엄격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멀웨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다. 여기에 외부 앱스토어가 뛰어들면 아이폰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어쨌든 이런 점에서 사이드로딩을 강제하는 그러니까 스마트폰 앱 유통 시장을 강제로 해방시키려는 법제화가 이뤄지려 한다. 이 규제안이 법제화된다면 모든 스마트폰 앱 마켓은 자유화된다. 영향을 받는 건 애플 아이폰 뿐으로 지금까지 앱스토어에서만 도입할 수 있던 앱을 다른 앱 유통업체가 배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규제 강화는 아이폰 보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규제 주장 측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개발사인 애플이 모든 앱 유통을 차지하는 건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사이드 로딩 강제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까. 앱 마켓 해제는 보안을 희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미 유럽에선 DMA 그러니까 디지털시장법이 발효되고 애플의 앱스토어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 앱 마켓 해방을 애플에 명령하고 있다. 애플은 이에 저항하면서 2024년 4월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에 대응하는 준비 그러니까 타사에 의한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역시 2019년부터 실시해온 디지털시장경쟁회의 DMCH가 지난 6월 16일 내놓은 모바일 생태계에 관한 경쟁 평가 최종 보고에서 같은 견해를 나타내며 2024년 법제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사이드 로딩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지만 사이드 로딩에 초점을 맞추면 애플이 징수하는 수수료 30%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에픽게임즈와의 소송도 이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논의는 원래 전제인 사이드 로딩 강제가 적절한 규제인지와는 다른 차원 얘기다.
가장 중요한 건 완전히 악성코드가 들어갈 공간을 제공하는 기본적이고 큰 보안 구멍이 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느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당국이 규제를 하려는 건 그만큼 앱 마켓이 커져 경제 규모로 봐도 무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내놓은 2022년 앱 시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앱스토어 매출은 1.1조 달러로 최근 3년간 매년 25∼27%나 매출이 성장했다. 규제 당국 목적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앱 시장을 미국 기업 독점으로부터 지키는 데 있다.
이렇게 큰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앱스토어를 단말기 제조사 애플이 독점해도 좋을까. 그만큼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규제 당국이 우려하는 건 이만한 시장을 애플이 앱 게재 심사를 포함해 모두 제어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애플이 “이 앱은 문제가 있다”고 말해버리면 아이폰에서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적으로도 언어적으로도 가까운 미국 개발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생기는 것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1조 달러가 넘는 연간 매출은 앱을 통한 다양한 매출 합계다. 여기에는 쇼핑앱이나 여행 앱 등에서 자체적인 계정 시스템을 통한 매출도 포함하고 있으며 이 경우에는 당연히 애플에 수수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애널리시스그룹 조사에 따르면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앱 매출 90% 이상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직접 개발자 수익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수료 30%가 지적받는 건 앱스토어에서 앱 자체 가격에 더해 앱 내 과금에 대해서도 30%가 과금되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 소송에서의 주장도 앱 유통 자체보다 앱 내에서 앱스토어 계정을 통해 결제된 금액에서 일률 30%를 취하는 건 너무 많다는 호소다. 규모가 작고 독자 결제 시스템을 스마트하게 통합하는 게 어려운 개발자와 에픽게임즈로 대표되는 독자 결제 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는 강한 개발자에게는 의미가 다르다. 애플은 독자 결제 시스템이나 가입 요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없는 소규모 사업자를 지원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간 수익 100만 달러 이내인 경우 수수료를 15%까지 낮추고 있다. 그 결과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된 앱을 통한 거래, 1.1조 달러 중 애플 몫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게 애플 주장이다.
현재 수익원이 되고 있는 앱스토어지만 원래 아이폰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투자로 큰 수익을 노리고 설정된 건 아니다. 사회 인프라 일부라고 할 만큼 규모가 커진 지금 더 투명성을 요구하는 논의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에서 우월한 입장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은 여기까지 경위와 배경을 생각하면 타당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수 있다. 진짜 요구해야 할 점은 투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스마트폰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앱 유통 구조를 도입하고 작은 단말에서도 빠르게 누구나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해 경제권을 만들어 내고 큰 경제 효과를 만들어냈다. 규제 당국은 비대화된 경제권을 독점하는 기업에 시선을 모으고 이런 시장에 현지 기업이 도전할 수 없는 환경을 시정하려 한다. 구글은 오픈소스로 안드로이드를 개발한다. 앱 마켓이나 자사 서비스 접속성이나 라이선스를 위해 구글플레이를 거의 필수적인 상황으로 만들고 있지만 타사 앱 마켓이 금지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구글은 사이드 로딩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한편 애플은 탑재 iOS는 단말기 기능 일부이며 앱스토어도 단말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구조로 도입한 아이폰 본체와는 떼어놓을 수 없는 서비스다. 애플이 가진 목적은 아이폰을 더 나은 제품으로 만들고 사용자를 늘리고 교체할 때에는 아이폰을 다시 선택해 달라는 것이다.
애플 주장에 따르면 악성코드 혼입이나 단말을 제어할 수 있는 기본 소프트웨어 위조 등에 대한 대책을 철저하게 진행하면서 개발자에게 아이폰 액세스 범위를 확대했지만 기본적으론 보안 대책과 병행해왔다. 하지만 지금 앱스토어 자유화는 이런 보안에 대한 허점 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사이드 로딩에만 초점을 맞춘다.
문제가 되는 건 애플이 앱스토어 이외 앱 배포나 인앱 결제를 인정하지 않는 게 타사가 앱스토어에 진입할 기회를 잃게 되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앱 경제권에 진입하는 타사 등장을 억제하고 경쟁 압력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 뿐 아니라 아이도 소유하는 게 당연하고 가장 개인적인 컴퓨터 시스템에서 악의적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로부터 사용자를 지키는 것보다 우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생각해볼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전성을 유지한 채 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현재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앱은 180만 개 정도다. 경쟁 앱스토어에서 게재되는 앱이 10분의 1이었다고 해도 18만 개다. 경쟁을 촉구하기 위해선 엄선된 셀렉트 마켓이 아니라 다양한 앱이 저렴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걸 의도하지만 이런 앱에 대한 보안 문제 뿐 아니라 표현 타당성이나 사기, 절취를 의도한 장치가 없는지 심사해 안전한 유통 환경을 실현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규제안이 필요없다는 게 아니다. 사이드로딩 하나가 아니라 안전한 유통 환경에 대한 대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