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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화에 장내 진균 관련 있다?

인간 몸에는 방대한 세균이나 진균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를 총칭해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른다. 웨일코넬의대 연구팀이 새롭게 인간 장내에 서식하는 진균이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롱코비드 위험과 관련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진대사와 면역 기능 등 건강과 질병 관련한 다양한 점에서 인체와 상호 작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내에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코로나19와도 상호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코로나19와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 논문은 700건 이상이나 발표됐다.

또 일부 코로나19 환자에선 진균 감염증을 합병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 마이크로바이옴 뿐 아니라 인체에 서식하는 마이코비오타(mycobiota)도 코로나19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안됐다.

연구팀은 마이코비오타와 코로나19 관련성에 대해 조사한 연구를 실시했다. 먼저 2020년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91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을 조사했다. 환자 4분의 3은 심각한 코로나19가 발병했고 분당 6리터 이상 산소 보급 또는 침습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나머지는 중증 또는 경증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분석 결과 심한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19에서 양성이 되지 않은 대상과 비교해 칸디다속 바이러스를 비롯해 3개 진균종에 대해 4배 항체를 생산하고 있다는 게 판명됐다. 진균 항체가 많이 생산됐다는 사실은 피험자 체내에서 이런 진균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2021년 초 코로나19 발병 환자 10명으로부터 채취한 대변 샘플 분석에서도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칸디다속 양이 많다는 게 나타났다. 이런 코로나19 환자에서 칸디다속 진균량은 코로나19 중증도와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과거 연구에선 칸디다속을 비롯한 일부 진균이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중증 환자 혈액 중 존재하는 칸디다속 바이러스 항체량이 체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호중구라는 면역세포 수와 관련되어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연구팀은 심한 코로나19 환자로부터 칸디다속 바이러스와 코로나19를 감염시킨 쥐와 코로나19만 감염시킨 쥐를 비교하는 실험도 실시했다. 그 결과 칸디다속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는 코로나19에만 감염된 쥐보다 폐에 침입하는 호중구가 늘어나 염증 반응이 더 활성화되는 게 확인됐다. 이 효과는 쥐에 항진균제를 투여하면 감소했다고 한다.

또 심한 코로나19 환자는 회복 후 최대 1년간에 걸쳐 칸디다속 바이러스 항체와 호중구 전구체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알려진 롱코비드에 진균이 과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피험자 수가 적고 코로나19 유행 초기 발생한 환자로부터 채취한 샘플을 이용하고 있는 점 등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제한이 있다. 하지만 곰팡이와 코로나19가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는 앞으로 코로나19 치료와 진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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