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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주는 시대는 끝났다”

전 세계에서 3번째 숲 면적을 자랑하는 캐나다에는 무려 3.47억 헥타르에 이르는 광활한 숲이 있다. 이런 캐나다인 사이에선 광대한 삼림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쇄해준다는 상식이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삼림 기능으로 전환점이 찾아오고 있다는 데이터가 보고됐다.

삼림 화재가 빈번한 캐나다에선 2023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예년보다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실제로 캐나다에선 20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캐나다 정부 발표와 EU 지구 관측 프로그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캐나다 삼림 대기 중 방출 이산화탄소 총량을 보면 2000년경부터 삼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었지만 2001년경 흡수에서 배출로 바뀌고 이후 급격하게 배출량이 급증한다.

캐나다 정부는 또 삼림 전체 3분의 2에 해당하는 관리된 삼림으로부터의 배출량만 집계한 것이어서 나머지 3분의 1 데이터는 포함된 것도 아니다. 전환점이 된 2001년 이후 캐나다에선 22년 연속 흡수량을 배출량이 웃도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어 2010년 이후 10년간 연간 평균 175MtCO2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방출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증가량을 상쇄하기 위해 캐나다에 존재하는 모든 가솔린차를 정지시키고 모든 가정에서 천연가스 사용을 멈춰도 부족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전문가는 캐나다에선 광대한 숲이 화석 연료 배출량 일부를 상쇄하고 있다는 기본 좋은 신화가 있지만 수십 년 전 기후가 안정되던 시대에나 그랬을지 모른다며 삼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신 배출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미 대기 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다. 수억 헥타르에 이르는 광대한 땅에는 수십억 그루 나무가 자라며 지상 부분 바이오매스만으로도 6만 MtCO2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기에 충분한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뿌리와 토양에도 같은 정도 탄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캐나다 숲에는 10만 MtCO2에 필적하는 탄소가 유지되고 있다.

탄소를 저장하는 삼림은 인류에게 풍부한 열매와 에너지를 가져오는 자연의 산물로 기능해왔지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탄소 저장고가 아니라 탄소 폭탄으로 자연 환경이나 인류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삼림이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환한 원인은 벌채와 기후 변화라고 보여진다.

1990년대에는 삼림 성장에 의해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벌채에 의해 발생한 분과 균형을 이루며 거의 탄소 중립이 달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는 배출량이 흡수량을 상회하게 되고 2010년대 이후는 벌채에 의한 배출량 증가에 더해 동토 융해 등으로 삼림 내외로부터 대량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됐다.

2021년에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흡수량을 상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기후 변화에 의해 식물 광합성이 정지되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이 더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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