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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유전자 이식한 쥐, 수명 연장 가능성 나왔다?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지중에서 생활하는 벌거숭이두더지쥐(Heterocephalus glaber)가 갖고 있는 장수 관련 유전자를 쥐에 이식한 결과 쥐 건강 상태가 개선되어 수명이 연장됐다고 보고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체장 10∼13cm 설치류로 기본적으로 지중에서 생활한다. 같은 크기 설치류에 비해 수명이 길어 거의 10배인 40년을 산다고 한다. 또 다른 동물과 달리 노화와 함께 발생하는 신경 퇴행이나 심혈관 질환, 관절염, 암 등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벌거숭이두더지쥐가 노화와 질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메커니즘에 대해 수십 년에 걸쳐 연구해왔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고분자 히알루론산 HMW-HA량이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쥐나 인간과 비교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체내에 10배 정도 HMW-HA를 축적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 연구는 벌거숭이두더지쥐 세포에서 HMW-HA를 제거하면 암세포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 수명에 대해 HMW-HA가 키를 쥐고 있다고 추측했다. 이에 따라 HMW-HA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히알루론산 합성효소 유전자를 벌거숭이두더지쥐로부터 쥐에 이식했다.

유전자를 이식한 쥐는 HMW-HA 수준 상승을 나타냈고 정상적인 쥐에 비해 평균 4.4% 오래 살았다고 한다. 또 유전자 이식 쥐는 암 발생률이 낮고 노화에 따른 염증이 감소하고 장 장벽 기능이 개선됐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자 이식 쥐의 HMW-HA는 쥐 면역계를 직접 조정하고 세포를 산화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했다고 한다. 그 결과 쥐 수명이 연장됐을 가능성이 시사된다. 이번 결과는 벌거숭이두더지쥐 장수 유전자가 다른 종류 동물에 이식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에 있어 HMW-HA량이 많은 게 발견된 뒤 이번 쥐 실험 결과를 얻을 때까지 10년이 걸렸다며 다음 목표는 이번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에게 벌거숭이두더지쥐 장수 유전자를 적용할 때 나이에 따른 HMW-HA 분해를 지연시키거나 체내에서 HMW-HA 합성을 강화하는 2가지 옵션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미 히알루론산 분해를 지연시키는 분자를 확인하고 전임상 시험에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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