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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트래커 타일에 스토킹 피해자 집단 소송

스토킹 피해자 2명(Shannon Ireland-Gordy, Stephanie Ireland-Gordy)이 타일(Tile)과 모기업인 라이프360(Life360)에 집단 소송을 일으켰다. 회사 측이 확고한 안전 기능을 구현하지 않고 스토킹을 조장하는 광고 캠페인을 실시한 게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타일을 이용해 스토킹 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자백한 스토커에 대한 사건 소환장에 응하지 않았던 것도 이유로 들고 있다.

소장에선 타일 추적기가 출시된 순간부터 타일은 인간을 추적할 수 있다는 걸 명시적이고 암묵적인 이해로 홍보해왔고 그 중에서도 여성이 추적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며 회사 측은 타일이 잘못 사용되는 경향을 알면서도 안전 기능도 구현하지 않고 9년간 그대로 이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더 나쁜 건 안전 기능을 도입한 직후 타일 소유자가 해당 기능을 무효로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동시에 도입한 것으로 스토킹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대처법이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고의로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는 전 연인에 의해 스토킹과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전 연인이 차량에 숨긴 타일 추적기를 이용해 이들을 추적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스토킹을 하던 전 연인은 원고를 추적해 협박 메시지를 보내고 차량 사고를 일으키려 했다고 한다. 이들은 새 차량을 사고 결국 새 집으로 이사해야 했다고 한다.

원고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전 연인을 고소했을 때 경찰은 타일로부터 피고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타일은 주외 소환장에 응하는 걸 거부했다고 적고 있다. 타일은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연인 스토킹에 대한 소송은 최종적으로 취소되게 되어 버렸다.

타일 추적기는 경쟁사인 애플 에어태그3보다 안전 기능 면에서 훨씬 열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타일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출시 10년 뒤인 지난해 처음으로 스토킹 대책 도구를 도입했다. 근처에 타일 추적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Scan and Secure)이 그것.

다만 타일은 해당 기능 목적은 도난 방지라고 밝히고 도둑에게 추적되고 있는 걸 알리지 않게 기능을 무효로 하는 옵션이 있다. 이 기능을 비활성화하려면 타일에 ID를 제공하고 타일 제품을 스토킹에 사용할 경우 100만 달러 벌금이 부과된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소장에 의하면 타일과 모기업인 라이프360 또 타일과 제휴하는 아마존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데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한다.

모기업인 라이프360은 가족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앱을 제공하는 기업이지만 사용자 위치 정보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일 추적 능력은 라이프360에 의한 인수 이후 급격히 강화됐다고 한다. 타일은 에코나 링 같은 장치를 활용해 위치 추적을 수행하는 아마존 사이드워크 시스템을 사용한다.

라이프360 측은 모르는 사람 위치 정보를 타일을 이용해 추적하는 건 자사 이용 약관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이런 사용 방법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잘못된 사용법을 이용하면 경찰 당국과 협력하는 게 우선 사항이며 가해자에게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도난방지모드 오용에 관한 경찰 보고는 한 번도 받지 않고 악의적 행위를 하는 사람을 억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자사 의도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갖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라이프360이 사용자 위치 정보를 판매할 때 회사가 선택한 파트너십 기업은 집계된 교통 데이터나 소매점 위치 분석 등 목적으로 데이터를 상업화하기 위한 권리만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일이 스토킹을 조장한다고 비난받은 건 사실 처음이 아니다. 출시 몇 년간 타일은 성인 사이트 등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여성 추적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는 마케팅을 해 비난을 받았다. 이런 마케팅 광고 예로 소장에는 브래지어에 타일 추적기를 설치하는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 광고가 있었다고 적고 있다. 인터넷에선 이런 타일 광고에 대해 스토킹에 도움이 된다고 구체적으로 코멘트를 한 예도 있었다고 한다.

2015년 타일 마케팅 캠페인은 타일의 여성에 대한 존중 부족과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간주하는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타일 여성 직원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타일과 마찬가지로 애플 에어태그로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에어태그는 스토킹을 방지하기 위해 소유자로부터 오랫동안 에어태그가 떨어지면 소리를 울리는 기능이 있다. 자신의 아이폰에 페어링되지 않은 에어태그가 함께 이동하고 있다는 걸 감지하면 아이폰에 알림이 전송된다.

애플은 또 구글과 협력해 동일 스토킹 감지 기능을 안드로이드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에어태그에 의한 스토킹이 완전히 저지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노력과 안전 기능은 타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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