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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음반사가 인터넷 아카이브 제소한 이유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등 음반사가 2023년 8월 11일 인터넷 아카이브가 진행하는 SP 레코드를 디지털화하고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1948년 콜롬비아레코드가 채용한 건 LP(Long Play)다. 하지만 이전 레코드판은 SP(Standard Playing) 또는 레코드 회전 속도에서 유래한 78rpm 레코드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PVC로 만들어진 LP에 비해 SP는 산화알루미늄이나 황산바륨 등 분말을 쉘락이라고 불리는 천연수지로 굳히기 때문에 낙하나 충격, 곰팡이 발생에 대해 취약했다고 한다.

1960년대 생산이 종료되어 일반 레코드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곤란한 SP는 시대 흐름과 함께 폐기나 파손, 열화로 인해 수가 줄어들었다. 따라서 모든 지식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제공한다는 모토를 내세운 인터넷아카이브는 1898년부터 1950년대 사이 제작된 SP 레코드를 발견해 연구, 보존하는 걸 목적으로 한 그레이트78(Great 78) 프로젝트를 2017년 시작했다. 40만장이 넘는 SP가 디지털화되어 온라인상에서 공개되고 있다. 그레이트78 프로젝트는 SP를 디지털화해 미래 세대에게 연구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SP라는 문화자료를 보존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버설과 소니 등 음반사가 8월 11일 인터넷 아카이브에 의한 SP 디지털화를 통한 온라인 공개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일으킨 것. 음반사에 따르면 인터넷 아카이브가 수집한 일부 SP에는 프랭크 시내트라, 빌리 홀리데이, 빙 크로스비 등 유명 아티스트 작품 2,749점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작품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형태로 공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반사는 인터넷 아카이브에 대해 저작권으로 보호된 작품을 지금까지 수백만 번이나 불법으로 배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그레이드78 프로젝트의 SP 발견이나 연구, 보존이라는 목적에 대해 음반사 측은 일부 SP 녹음은 벌써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 전달이나 다운로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SP 자체는 분실해도 해당 작품은 사람들로부터 잊히거나 파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구나 저장과 연구라는 한정적 목적 범위에서 그레이드78 프로젝트는 벗어나서 저작권을 무시하고 모든 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무료 무제한 액세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아카이브가 저작권으로 보호된 녹음물을 무단 공개하면 음반사 측이나 아티스트에게는 하나도 돌아오는 게 없다며 이는 아티스트나 상속인에게 해를 끼치며 음악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원고인 음반사는 인터넷 아카이브에 대해 저작권 침해 작품을 삭제하는 동시에 1개 작품당 최대 15만 달러 손해배상을 청구해 최대 3억 7,200만 달러 손해 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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