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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 어렵게 만드는 것

어린 시절부터 쓰레기는 확실히 분별하고 재활용하자고 배워온 사람이 많고 지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활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 버지니아대학 폐기물 관리 이니셔티브 연구자 미카엘라 버넷은 재활용을 중시하는 대중에 대한 메시지가 오히려 폐기물을 관리하는 대처를 혼란시켜 버렸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만드는 쓰레기 대부분은 재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리 간단한 얘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테이크아웃 커피를 넣는 종이컵은 언뜻 보면 종이 재질로 보이지만 대부분 종이컵은 액 누출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안감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 소비자가 종이 부분과 플라스틱으로 분리하는 건 어렵고 재활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

많은 전문가는 인간이 관리 불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폐기물을 생산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방출되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오염되어 있다. 이미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인간 혈액 중에서 발견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것 외에 판매되는 식염 90%에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2023년 5월 발표된 논문에선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단순히 플라스틱을 폐기했을 때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대량 방출되는 걸 보여줬다.

이런 폐기물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재활용이 아니라 원래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 등이 채용하는 폐기물 관리 계층이라고 불리는 프레임워크에선 가장 바람직한 폐기물 해결책으로 자원 삭감과 재이용, 리사이클과 퇴비화 등 순이다.

사실 재활용은 폐기물을 소각로에서 태우거나 매립지에 묻거나 폐기물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꺼내는 것보다 환경 친화적 솔루션이다. 하지만 자원을 재활용하려면 에너지와 추가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기물 자체 발생을 줄이는 것보다는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버넷은 폐기물을 관리하는 전략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사람들 사이에 폐기물 관리의 올바른 인식이 얼마나 뿌리를 두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페기물 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묻는 자유 기술식 질문은 대다수가 재활용을 가장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라고 인식하는 사람 사이에 리사이클에 대한 바이어스가 존재하고 있는 게 판명됐다. 또 폐기물 관리 계층 조합을 올바르게 랭크할 수 있던 사람은 전체 78%에 지나지 않고 재활용을 호소하는 공중에 대한 메시지가 폐기물 관리에 대해 사람들을 혼란시켜 버리고 있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또 가정에서 보통 나오는 쓰레기를 리사이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누는 시험에선 많은 이들이 비닐봉투 58%, 일회용 커피컵 46%, 전구 26% 등 리사이클이 어려운 쓰레기를 리사이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재활용할 수 없는 걸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는 것으로 재활용 업자가 재분별하는 비용이 필요하게 되거나 재활용 불가로 판단해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까지 매립해버릴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플라스틱 생산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재활용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 질문에 대부분이 재활용되어 있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도 판명됐다.

연구자는 기존 폐기물에 대한 대처에 관한 메시지는 페기물 발생원으로 소비자를 꼽고 있으며 책임 대부분이 소비자 측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폐기물을 생산하는 책임 대부분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 측에 있어 제품 회수 시스템을 정돈하거나 재활용하기 쉬운 설계로 해 폐기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폐기물로 인해 오염이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기업은 일회용 제품량을 줄이는 대신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한다며 하지만 과잉 생산, 과잉 소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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