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이라는 5가지 감각을 갖추고 있다. 이 중 하나인 후각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분자를 코 속에 있는 후각 수용체가 포착해 뇌에 신호가 전해져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후각 수용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선 분명하게 알지 못했다. 이런 후각 수용체 구조가 드디어 밝혀졌다고 한다.
인간 후각 수용체는 GPCR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단백질로 만들어진 센서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GPCR은 구조에 따라 포착하는 대상이 다르고 냄새 기초가 되는 분자를 포착하면 형태를 변화시킨다. 이 형태 변화에 따라 뇌 내 냄새를 처리하는 부분에 신호가 보내져 냄새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 후각 수용체가 분자를 포착했을 때 어떻게 형태를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연구가 이뤄져 왔다.
2021년 발표된 연구에선 곤충에서 후각 수용체 변형 과정이 밝혀졌다. 하지만 곤충 후각 수용체는 근본적으로 인간 후각 수용체와는 다른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 연구에선 인간 후각이 해명됐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후각 수용체 구조를 연구하기에는 충분히 많은 양의 후각 수용체를 준비해야 하며 이렇게 하려면 배양 세포에서 후각 수용체가 되는 GPCR을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후각 수용체는 후각 신경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장소에서 배양해도 적절하게 성숙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어 이게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큰 장벽이 되고 있었다.
듀크대학 연구팀은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와 합력해 코와 장, 신장, 전립선 등에서 보이는 GPCR OR51E2를 후각 신경 이외 배양 세포 상에서도 성숙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켰다. 이어 배양한 OR51E2를 치즈나 채취 등 냄새 기초가 되는 프로피온산에 노출했다. 또 OR51E2와 프로피온산이 결합된 상태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크라이오전자현미경법을 이용했다.
그 결과 OR51E2 구조에 있는 작은 형태에 프로피온산 분자가 갇혀 있는 게 판명됐다. 이 안에 프로피온산 분자를 가두고 있을 때 OR51E2는 프로피온산이나 다른 분자에 대한 감수성을 거의 잃고 있었다고 한다. 또 OR51E2 위에는 작은 고리 같은 구조가 있어 프로피온산 분자를 가둬 결합하면 덮개처럼 기능하고 잠그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이 연구는 어디까지나 OR51E2와 프로피온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 코에는 다른 후각 수용체와 결합 부위가 존재하며 OR51E2 이외 후각 수용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이 갖춘 다른 후각 수용체 그 중에서도 OR51E2와 밀접하게 관련된 수용체는 OR51E2와 같이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번 기능 구조 특정은 후각 근저에 있는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