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기억은 확실하지 않고 가짜 기억이나 공상을 사실로 오인하고 있었다는 경험이 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사람은 몇 초 전에 본 것도 가짜 기억을 만들어 버리는 일이 있다고 판명했다.
인간의 기억은 상당히 불확실한 것으로 지난 수십 년 연구에서 나타났다. 존재하지 않던 사건 기억이 날조되어 있는 것도 드문 사례가 아니다. 기억 실수에 관한 연구 대부분은 장기 기억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암스테르담대학 연구팀은 단기 기억에 있어 잠재적 불확실도를 조사하는 연구에 임했다.
과거 연구에서 회전된 문자나 반전된 문자가 제시되면 피험자는 종종 올바른 형태 문자를 봤다고 오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 현상이 기억이 아니라 지각 실수라고 생각해왔지만 연구팀은 피험자가 가짜 기억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피험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을 실시했다.
첫 실험에선 기본 시각 인식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피험자에게 6개 또는 8개 문자가 원형으로 늘어선 그림1을 보여주고 그림1이 사라지고 나서 0.75초 또는 3초 뒤에 원 어디에 있던 문자가 기억해야 할 대상인지를 제시했다. 1.5초 또는 3.75초 뒤에 그림1과는 다른 문자가 적힌 그림2를 보여주며 그림2가 사라진 뒤 후보가 되는 복수 선택 사항을 제시하고 후보 중에서 타깃이 된 그림1 문자가 어느 걸 선택하게 했다. 이 그림1이나 그림1에 표시된 문자 중 1개 또는 2개는 알파벳이 반전한 것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또 원형으로 문자가 늘어선 그림1이 사라진지 0.75초 뒤에 그림2와 함께 어떤 문제가 기억해야 할 대상인지 제시되는 버전도 진행됐다. 어떤 버전에서도 피험자에게 자신의 답변이 얼마나 올바른 자신감이 있는지 4단계로 평가했다.
실험 결과 응답에 자신감이 있다고 평가하는 빈도가 높았던 피험자 23명이 가장 잘 저지른 실수는 타깃이 되는 문자 반전, 비반전 선택 실수였다. 하지만 대상이 반전문자였을 때 피실험자가 정상적인 문자를 봤다고 오답하는 비율은 37%였지만 대상이 정상인 문자였을 때 피실험자가 반전한 문자를 봤다고 오답하는 비율은 11%에 그쳤다.
그 밖에 연구팀은 정상 문자에 반전 문자를 섞은 그림을 피실험자에게 보여주고 나중에 특정 문자를 기억해 주는 여러 실험을 실시했다. 이런 실험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고 타깃이 정상 문자인 경우 오답율은 10% 정도였지만 타깃이 반전 문자인 경우 오답률은 최대 40%에 달했다. 또 문자가 사라지고 나서 기억해주기까지 시간이 길수록 오답률이 올랐지만 이 역시 타깃이 반전 문자였을 경우에 한정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로부터 피험자 실수가 외형 유사성으로 인한 지각 오류가 아니라 알파벳에 대한 사전 지식으로 인한 단기 기억 오류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단기간이라도 기억이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금 희미해지기 시작하면 몇 초 뒤에도 기대에 따라 기억을 보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인생 중 지식이 강화되어 온 문자에 관한 것이었지만 연구팀은 다른 다양한 상황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