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브 채널(Hacksmith Industries)이 다리 6개를 갖추고 인간이 타는 것도 가능한 거미형 로봇 메가헥스(MEGAHEX)를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시작은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는 굴삭기에서 착안했다.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굴삭기를 만들려면 여러 다리를 유연하게 움직여 굴삭기 부분을 조작하는 게 필요하다는 발상 하에 기획한 것.
캐나다 산업 제품 업체(Princess Auto)와 제휴해 굴삭기 6대와 개발 자금을 얻었지만 당초 설계에선 굴삭기 암끼리 너무 가깝고 정확하게 움직이기 어려웠다. 따라서 직사각형 바디에서 육각형 바디로 다시 디자인을 해야 했다고 한다.
육각형 프레임이 작동을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동안 부품을 절단하고 여러 차례 다시 용접을 해야 했다. 바디 암 설계는 당초 2일 예정이었지만 일주일 이상 걸렸다. 본체 완성 이후 다리가 되는 굴삭기 암 장착 작업을 진행했다.
외형 자체는 완성했지만 용접에 금이 가거나 프레임이 비틀어지는 등 문제로 인해 실제 동작시키면 무너져 버릴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4명이 탑승해 실제로 조작하자 4명을 모두 들어 올려 암을 움직일 수 있었다. 다만 4명이 각각 암을 분담해 움직이는 조작이 너무 복잡해 컴퓨터에 의한 제어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개월 뒤 메가헥스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리가 굴삭기 암에서 평평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또 1명으로 움직이기 위해 리눅스 컴퓨터로 사용자 입력을 제어해 산업용 라즈베리파이(Kunbus Revolution Pi)에 데이터가 송신되어 개별 관절 위치를 계산한 결과에 따라 동작한다. 컴퓨터 제어로 어떻게 정확하게 메가헥스를 움직이는지 등 프로그램은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설계했다.
그런 다음 기계와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실제로 게임 컨트롤러로 시뮬레이션처럼 메가헥스를 실행하는 단계로 진행했다. 파워를 높이기 위해 다리를 길게 하거나 자세를 제어하는 서보 기구 재검토, 팬을 장착해 발열을 줄이는 등 다양한 시도를 더했고 프로젝트 시작 300일 무렵 엔진 출력을 대폭 높여 테스트하자 모든 암이 움직여 몸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테스트에서 프로그램 문제를 발견해 코드를 수정하고 다시 올리자 메가헥스는 다리 6개로 거대한 몸을 들어 올려 자유자재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물론 테스트 도중 기계나 센서에 결함이 생기는 등 실패가 이어졌고 여기에서 개발팀은 로봇 다리에서 대퇴에 해당하는 부분에 주목해 이곳 파워를 높이는 시도를 한다. 이에 따라 흔들림이나 전도는 상당히 개선됐다.
재검토와 테스트를 몇 개월 반복한 결과 프로젝트 개시 370일째인 2022년 9월 13일 실시한 동작 테스트에선 지금까지보다 큰 걸음을 상당히 안정된 동작으로 내딛었다. 다만 다리를 2개 이상 들어 올려 이동했을 때 등에 다리에 걸리는 중량 부담이 커져 문제가 생기거나 중요한 프레임이 비틀어지는 문제는 반복해 발생했다.
당초 목표로 하던 다리 6개로 몸을 들어 올려 걷는다는 결과는 얻었지만 다섯 걸음 진행만으로 차례로 망가지는 기계에 더 이상 많은 시간과 자금을 들일 수 없어 메가헥스 프로젝트는 여기에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