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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이 개발한 우주선 위치 나타내는 기기

구 소련에서 이뤄진 우주 개발에선 유인 우주선인 소유즈에 글로버스(Globus)라고 불리는 관성 항법 장치가 이용되고 있었다.

글로버스는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지 않고 소유즈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관성 항법 장치로 우주비행사가 초기 위치나 궤도 주기를 설정하기 위한 복수 다이얼을 배치하고 인디케이터에는 우주선 위도나 경도, 위성 수 등을 표시한다. 또 이 장치에는 착륙선 착륙 위치를 예측하는 모드도 있었다고 한다.

글로버스 정면에 배치된 지구의에는 산, 강, 호수 등 지형이 표시되어 착륙 지점 선정에 도움을 줬다. 또 소련 국경과 공산, 비공산주의 국가 구분도 표시되어 있었다. 지구 적도에는 금속 링을 장착해 수평축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궤도 경사각은 소유즈 표준 궤도인 51.8도에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랑데부나 도킹 등 궤도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글로버스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글로버스는 2002년 소유즈 TMA-1을 발사할 때 모두 컴퓨터 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

글로버스는 기어 회전 속도에 따라 지구의가 궤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속도를 경감시켜 소유즈 궤도 속도를 조정할 수 있었다. 더구나 글로버스는 현재의 소유즈 궤도를 투영하고 착륙할 때 지정된 각도에 기초해 착륙 위치를 계산해 착륙선 후보지를 150km 정밀도로 표시하기 위한 구조가 있었다. 설정할 때에는 착륙 각도를 다이얼로 설정하며 착륙지나 지구의 위치 등을 고려해 지구의를 회전시켜 지정 위치에서 자동으로 지구의 회전을 정지시켰다고 한다.

글로버스 전자 기판에는 릴레이와 트랜지스터, 저항, 다이오드 4개가 탑재되어 있다. 릴레이는 착륙 위치를 게산하는 메커니즘을 제어하고 다이오드는 플라이백 방식으로 작동한다. 또 트랜지스터는 소유즈 기동 위치를 전압 신호로 변환한 걸 증폭하는 기능이 있었다. 또 글로버스는 궤도회전용과 지구회전용 2개 래칫에 의한 솔레노이드로 구동해 전기 신호 1주기마다 기어가 1개 움직여 지구의를 움직일 수 있었다.

글로버스 역사는 오래됐다. 1960년대 보스토크 등 발사에 사용된 간단한 시스템으로 시작된 것. 이후 1967년 소유즈 우주 비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더 복잡한 글로버스가 만들어져 우주선 정보 표시 시스템 일부가 됐지만 2002년 소유즈 TMA-1 발사부터는 모두 디지털 표시로 대체됐다.

글로버스는 기어와 캠, 차동 장치 등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소유즈 궤도 위치를 계산할 수 있어 우주선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동 설정이 필요하고 외부에서 원격 조작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낮고 기능적으론 한계가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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