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에선 이메일이나 채팅 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신 내용을 모니터링하도록 의무화하는 채팅 규제법이 논의되고 있다. 이 채팅규제법에 대해 규제 대상이 오픈소스 OS 패키지 관리 시스템에도 미치고 있으며 기존 운영체제가 불법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채팅규제법은 2022년 5월 유럽의회에 제출된 법안으로 이메일이나 채팅 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신 내용 상시 감시, 연령 확인 실시 등을 의무화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에선 통신 암호화 유무에 관계없이 통신 내용을 감시하는 게 요구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진다거나 허위 보고에 의한 오심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채팅규제법 문제점은 법안 규제 범위가 너무 넓다는 점에도 있다. 법안에선 이메일이나 채팅 서비스 제공자 뿐 아니라 애플리케리션 배포 플랫폼(software application stores)도 규제 대상이 되고 있어 해당 플랫폼에도 연령 확인이나 연령 제한을 의무화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배포 플랫폼이라고 하면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등 플랫폼이 떠오르지만 법안에선 애플리케이션 배포 플랫폼을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온라인 중개 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멀바드 VPN(Mullvad VPN) 측은 많은 리눅스 배포판이 제공하는 패키지 관리 시스템도 채팅규제법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리눅스 배포판에서 채택된 패키지 관리 시스템은 사용자 요구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도록 설계됐으며 사용량 연령, 성별, 사용 지역 같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채팅규제법을 준수하려면 시스템 재설계가 필요하지만 시스템 재설계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커뮤니티가 개발한 오픈소스 OS가 채팅규제법을 준수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멀바드 VPN 측은 채팅규제법이 시행되면 인터넷상 서비스와 인프라 대부분을 지원하는 오픈소스 OS가 불법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한편 유럽의회에서 채팅규제법 재결정은 2023년 10월 실시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