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상부 지각과 맨틀 아래에 직경 7,000km 핵을 갖고 있어 액체인 외핵이 지하 2,900∼5,100km, 고체 내핵이 지하 5,100∼6,400km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 내핵은 지구 다른 부분보다 빠른 속도로 독자적으로 회전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지만 새롭게 발표된 논문에선 지난 10년간 내핵 내 이상한 회전이 정지됐다고 보고됐다.
덴마크 지진학자인 잉게 레만(Inge Lehmann)은 1936년 지구 내부에서의 지진파 전파 속도가 5,100km 부근에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걸 발견, 지구 핵이 외핵과 내핵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지구 가장 중심에 있는 내핵은 달만한 크기로 매우 높은 압력 하에서 96%가 고체인 철로 이뤄졌고 온도는 6,000도 이상으로 태양 표면 온도에 필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당시 일리노이대학 연구자인 샤오둥 송(Xiaodong Song)과 콜롬비아대학 폴 리처드(Paul Richards)는 지구 내핵은 맨틀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수천km 떨어진 관측 지점에 도달하는 시간 변화에 대해 1960년대 이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내핵이 움직이지 않으면 지진파 이동 속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1960년대∼1990년대에 걸쳐 지진파 이동 시간이 변화하고 있던 걸 발견했다.
후속 연구에서 내핵은 맨틀에 비해 지구 1주 360도에 대해 연간 10분의 1 가량 빠르게 회전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모든 연구자는 내핵은 맨틀보다 빠르게 회전한다는 설에 동의하고 있는 건 아니다. 또 다른 연구에선 내핵 회전은 항상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으로 제안됐으며 내핵 고속 회전은 없으며 지진파 변화는 내핵 표면의 물리적 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또 2022년 발표된 논문에선 1969∼1971년에 걸쳐 미국 핵실험에서 생성된 지진파 데이터로부터 지구 내핵은 이 시기에 역회전하고 있든지 맨틀보다 천천히 회전한다고 보고됐다. 이 논문에선 1971년 이후 내핵 회전 속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롭게 베이징대학 지구 물리학 교수가 된 샤오둥 송과 연구자인 리양(Yi Yang)은 1995년∼2021년에 걸쳐 관측된 지진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9년경부터 지진파 이동 시간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 걸 발견했다.
지진파 이동 시간에 변화가 보이지 않게 됐다는 건 내핵이 맨틀에 대해 고속 회전하지 않게 되어 같은 속도로 회전하게 됐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비슷한 결과가 지구상 여러 지점에서 관측되고 있기 때문에 샤우둥 송은 이게 행성 전체 현상이며 내핵 표면의 국소적 변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터는 내핵 회전 속도가 느려졌을 뿐 아니라 역회전하는 과정에 있을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샤오둥 송 등은 내핵 자전이 최근 10년간 거의 멈추고 1970년대 초부터 전기를 맞아 수십 년 주기 되풀이를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놀라운 관측 결과가 나타났다. 내핵 회전이 70년 주기성을 보이는 하루 길이나 자장 변화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