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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시내 석유가스정 20년 안에 단계적 폐지

LA 시의회가 12월 2일 시내 전역에서 석유 가스 신규 굴착 금지와 기존 석유 가스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조례를 12:0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년 안에 LA 시내에서 석유 가스 굴삭은 일절 이뤄지지 않게 된다.

LA에 유전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LA는 미국 내 최대 도시형 석유 가스 채굴 지역이라고 한다. LA 도시계획국에 따르면 시내에 26구획 유전과 가스전, 5,000개가 넘는 유정과 가스정이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는 19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석유 생산량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도 했다. 여기에는 LA 공헌이 컸다고 한다. 지금까지 석유와 가스 굴착이 계속되고 있는 건 이런 예전 모습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유정과 가스정 대부분은 산업 지역에 격리되어 있지만 주택지나 상업 지역에도 가동 중인 곳이 있기 때문에 지역 주민은 오염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도시계획국은 인구가 많은 다운타운이나 시내 서부와 남부, 북서부에도 석유 가스정이 있다고 지적한다. LA 시내 석유 가스 굴착 금지 캠페인을 주도한 한 단체에 따르면 가동 중이거나 정지 중인 석유 가스정에서 400m 이내에 시민 370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화석연료 굴착 시설은 작동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는 상태라도 벤젠이나 황화수소,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성 물질을 배출한다. 석유 가스 개발 지역 주변에선 암이나 천식 등 폐질환, 조산, 대기오염 관련한 건강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의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LA도 예외는 아니다. LA 화석연료 사업은 의도적인 도시계획과 시 정책에 의해 수십 년간 흑인 밀집 지역 주변에서 이뤄져 왔다. 이번 조례는 수십 년에 걸쳐 석유 가스 굴착을 흑인과 유색 인종 지역에 집중시켜온 인종차별적 토지 이용 정책을 시정하는 계기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올초 캘리포니아주가 주택지, 학교, 공원 등 사람에게 영향받기 쉬운 지역에서 석유 가스 신규 굴착을 금지했지만 이번 LA 결정은 시와 주가 내건 기후변화 관련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석유 가스정은 20년 안에 단계적 폐지되지만 시가 분석을 시작한 굴삭 사업별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데 필요한 기간에 따라선 시의회가 기업에 대해 단기간에 사업을 폐지하도록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 단체인 캘리포니아독립석유협회 CIPA는 시 당국에 대해 10월 화석연료 채굴이 대기질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지 의문시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 만일 LA에서 석유 가스 굴착을 중단하면 석유 가스 수입이 늘기 때문에 연안부나 입항지 주변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IPA 시산에 따르면 화석연료 산업은 LA 시 일반 재원에 2억 5,000만 달러 수입을 가져온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새로운 규제에 대항하는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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