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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식수난 허덕이는 美 뉴멕시코주

미국 뉴멕시코주 라스베이거스. 인구 1만 5,000명인 이 도시는 지금 산불, 가뭄, 호우라는 기후 재해 트리플 펀치에 직면해 있다. 주에서 최대 산불에 의한 오염 물질 등으로 9월에는 음용수가 바닥을 드러낼지 모른다는 것.

주도 산타페 100km 서쪽에 위치한 라스베이거스에선 5월 발생한 산불(Calf Canyon/Hermits Peak Fire)로 일부 주민이 대피를 강요했다. 라스베이거스에는 근처를 흐르는 강을 수원하는 삼는 저수지에서 음용수가 공급되고 있지만 7월말 호우로 인해 강에 오염물질이 흘러들어버렸다.

라스베이거스에 남겨진 급수원은 저수지 2곳이다. 그 중 하나는 피터슨 저수지도 화재로 인한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브래드너 저수지는 수요 증가에 의한 수위 저하까지 겁쳐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라스베이거스는 하루 물 사용량을 평균 미국인 절반 정도로 제한한다. 음식점에서 물을 주문하기 전에 내는 서비스 금지, 샤워는 물통에 모은 물을 사용하며 야외 수영장 수장 금지, 정원 물 공급 금지 등 영향은 생활 곳곳에 미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대량 물을 사용해야 하는 메뉴가 많기 때문에 물 고갈이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연방정부 긴급구조서비스가 마을로 물을 운송하고 있으며 주정부가 긴급사태 선언을 하면서 하루에 마을에서 사용하는 양과 거의 같은 570만 리터 물을 근교 호수로부터 공급할 수 있는 수처리 시스템에 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곤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다. 오염된 강물을 정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기 위해선 작은 마을에 큰 부담이 되는 1억 달러 비용이 필요하다. 더구나 건설에 시간이 너무 걸릴 우려도 있다고 한다.

산불 발생 후 격렬한 홍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복합적인 영향으로 여겨진다. 호우 정도라면 흡수할 수 있는 식생충이 산불에 의해 타는 것으로 토양 화학 조성도 변화한다. 여기에 격렬한 비가 내리면 지표층에서 유출된 물이나 산사태나 토사가 무너져 홍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평균 기온 상승에 따라 산불과 홍수 양쪽에 의한 피해가 확대되는 가운데 산불 후 홍수라는 더블 펀치도 점차 현저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산불에 의한 수질 오염조차 없으면 몬순이 시작될 때까지 주 대부분이 심각한 가뭄 상태에 있던 뉴멕시코에 있어 집중 호우는 라스베이거스 주변 저수지 수위 회복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 시장은 올 여름에는 강수량이 많았기 때문에 만일 물이 오염되지 않았다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분명히 저수지도 가득찼을 것이라며 불운한 일이라고 밝혔다. 시 당국은 연방 정부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1,382km2 이상 타고 수질 오염 원인이 된 산불 계기가 미국 포레스트 서비스(US Forest Service) 계획 탓에 일어난 일이라고 연방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어쨌든 기후 변화에 의한 심각한 영향을 피하기 위한 완화책을 펴지 않던 비용을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뭔가에서 일이 터지고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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