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수요는 2035년까지 지금보다 2배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1900년부터 120년간 사용한 구리를 웃도는 정도 양을 앞으로 30년간 다 써버린다는 것. 그만큼 구리는 어디에도 없는 어려운 상황을 알 수 있는 보고서를 S&P글로벌(S&P Global)이 발표했다.
부족한 구리량은 최악의 경우 지금 생산량 기준으로 2035년까지 990만 톤. 사용율과 재사용률을 최대한 높인 공격적인 시나리오에서도 부족량이 발생한다. 보고서는 이런 배경에 대해 현재 발전 시스템보다 미래 에너지 전환에선 구리 의존도가 높을 것이지만 모두가 구리나 광물이 무제한으로 존재하는 걸 전제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리는 전기를 지지하는 금속이며 전기는 탈탄소화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리는 은 다음으로 전기가 통과하기 쉬운 금속이다. 녹슬기 어렵고 가공하기 쉬운 성질도 있으며 배터리, 전자제품, 송전망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전류가 통과하는 곳에는 구리가 있다. 하지만 채굴과 정련 분량에는 한계가 있다.
구리는 금처럼 쌓이지 않기 때문에 산을 깎아 지면을 파내고 석탄 등을 태워 물이나 독성 화학물질 등을 날려 구리만 뽑아내야 한다. 이 같은 공정을 위해 지하 깊숙한 곳까지 파내야 할 수 있다. 탈화석 연료에는 구리가 필요하고 구리를 채취하려면 환경 파괴가 부득이하게 발생한다. 이렇게 겨우 손에 넣게 되는 구리인 만큼 낭비 없이 재사용되어야 하지만 이런 대처를 해도 한계가 온다는 지적이다. 재활용 등으로는 전기차 수요 하나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
새로운 공급 수단을 빠르게 제공하지 않는 한 2050 넷제로라는 목표는 비현실적이며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에선 전기차가 구리 공급에 상당히 침투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만으로 2050년까지 구리 사용량은 3배 이상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전기로 구리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로는 송전과 배전 분야도 들 수 있다. 물론 건설이나 가전, 휴대전화, 데이터 처리, 스토리지 등 전력 이외 분야 수요도 마찬가지다.
미국지질조사소에 따르면 확인된 매장량 중 65%는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멕시코,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매장 장소에 대한 새로운 개척에는 몇 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부터 찾아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부족량 회피 방법에 대해 언급한 건 아니지만 일일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나오면 수요가 줄고 알루미늄 등 대량 입수 소재로 대체하는 것도 부족 해소로 이어진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확실히 회피 솔루션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관은 미래 예측으로 청정 에너지 목표 달성에는 광물 자원이 지금보다 6배 이상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다. 구리도 어렵지만 리튬이온 전지에 빠질 수 없는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 희귀 금속 부족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