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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태양 폭풍 발생하면 벌어지는 일

태양 폭풍은 태양에서 대규모 태양 플레어가 발생했을 때 발생한 고온 플라즈마인 태양풍이 지구나 인공위성에 불어오는 자연 현상이다. 태양 폭풍은 태양 활동 주기가 활발해지면 발생하기 쉽고 지구에 불면 전력망이나 인터넷에 큰 피해를 끼친다. 태양 폭풍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1859년 9월 1일 전 세계 각지 전신 시스템이 치명적인 고장을 겪었다. 전신기사로부터는 전기 충격을 받았다거나 전신용 종이가 타버리고 전지를 뺀 상태에서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었다는 등 현상이 보고됐다. 또 보통 고위도 캐나다 북부나 북유럽, 러시아 등에서만 볼 수 있던 오로라가 남미 콜롬비아에서 저녁 무렵 관측됐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런 현상은 모두 캐링턴 이벤트(Carrington Event)라고 불리는 대규모 태양 폭풍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태양으로부터 분출한 플라즈마는 플러스 전하를 갖는 양자와 마이너스 전하를 갖는 전자 덩어리다. 이 플라즈마 덩어리가 지구에 도달하면 지구를 둘러싸는 자기장과 상호 작용해 오로라 등 자연 현상을 일으킨다. 또 이 뿐 아니라 지구에 있는 전기를 사용한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양 폭풍은 지구 상층 대기에 많은 우주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탄소 방사성 동위 원소인 탄소14를 생성한다. 따라서 오랜 세월에 거쳐 쌓인 남극 얼음에 포함된 탄소14 층과 함량으로부터 과거 언제쯤 태양 폭풍이 발생했는지를 알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캐링턴 이벤트를 넘는 규모 태양 폭풍인 미야케 이벤트(Miyake Event)가 기원 664년경 일어났다고 한다. 또 993년 경에도 미야케 이벤트 6할 정도 규모 태양 폭풍이 발생하고 있다. 남극 얼음 샘플은 캐링턴 이벤트 수준 태양 폭풍이 평균 5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태양 플레어 강도를 지자기 폭풍 스케일(Geomagnetic Storms scale)로 평가하고 있다. 지자기 폭풍 스케일은 G1에서 G5까지 5단계로 숫자가 클수록 규모가 크다는 걸 나타낸다. 캐링턴 이벤트는 G5로 분류된다. 미야케 이벤트에 이르기까지는 탄소14 증가량이 캐링턴 이벤트 10배 이상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지자기 폭풍 스케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또 캐링턴 이벤트 이상 규모가 되면 태양 폭풍은 유도 전류를 발생시켜 지상에 있는 전기 계통을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100암페어를 넘을 수도 있는 유도 전류가 번압기나 릴레이, 센서 등 전기 부품에 흘러 들어가면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1989년 캐나다 퀘벡주에서 캐링턴 이벤트 3배 규모 태양 폭풍이 직격했다. 이 폭풍으로 인해 송전망 변압기가 손상되어 500만 명이 9시간에 걸쳐 정전에 휩쓸리는 사태가 됐다.

그 밖에 지구를 주회하는 인공위성은 태양 폭풍에 의한 유도 전류로 고장날 가능성이 있다. 고주파 통신 시스템이나 해저 케이블에도 장애가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큰 영향을 받는 게 자동차에서 비행기,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교통기관과 통신기기가 의존하는 GPS다. 또 인터넷이 전기 이상으로 중요한 인프라가 된 현대에는 태양 폭풍 영향으로 커뮤니티 활동이 완전히 정지해 버릴 우려도 있다.

지구가 다시 태양 폭풍에 휩쓸리는 건 시간 문제이며 이야케 이벤트 수준 폭풍이 오면 전 세계적으로 괴멸적인 타격을 받아 정전이 몇 개월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또 태양 폭풍 영향으로부터 전력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는 게 중요할 수 있다. 에를 들어 변압기 같은 취약한 장치를 보호하는 장치를 설치하거나 태양 폭풍 상황에서 부하를 조정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도 들 수 있다. 다음에 발생할 캐링턴 이벤트 같은 수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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