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40년 뒤 북극 “눈보다 비가 많아진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빠르면 40년 뒤에는 북극권에서 눈보다 비가 많아지는 지역도 나온다고 한다. 북극권 온난화는 다른 지역보다 3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영구동토가 폭발하거나 지금까지 눈만 내리던 그린란드 산 정상에서 비가 내리게 됐다. 지난 2020년 6월 시베리아에선 38도라는 터무니없는 기온이 관측되기도 했지만 세계기상기구 WMO가 공식적으로 북극권 사상 최고 기온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이런 북극권에 다시 나쁜 뉴스가 나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2060년부터 2070년에는 가을 북극에서 눈보다 비가 많아진다고 한다. 연구팀이 CMIP6으로 불리는 최신 모델군을 이용해 기온이 3도 상승한 경우 북극권에서 강수를 분석한 결과 이전 모델 CMIP5보다 많아졌다는 것. COP26에서 각국이 제출한 삭감 목표가 모두 달성되어도 기온은 2.4도 상승한다. 덧붙여 IPCC 보고서 작성에 종사한 기후 과학자 중 60%는 금세기 말까지 최저라도 3도 상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또 만일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나 1.5도 이하로 억제해도 그린란드나 노르웨이 해역 등에서 비가 많아지는 등 기본적으로 강수 패턴 변화는 멈출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기온 상승을 억제하면 조금이라도 눈이 많은 지역을 남길 수 있다.

그런데 북극권에서 비가 많아지는 건 상당히 어색하다. 온난화에 의해 얼음이 풀리면 어두운 해수면이 태양광을 흡수해 기온이 상승해 수증기가 늘어 비가 내리고 눈과 얼음을 풀어 버린다는 북극 온난화 증폭이라는 부정적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가속화되는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에 의해 북극권 영구동토가 녹고 지반이 침하되면 도로나 집, 인프라가 영향을 받는다. 또 순록 등은 눈에 묻힌 식물을 먹지만 비가 늘면 풀린 눈이 얼어버리기 때문에 파기에는 너무 딱딱해서 먹이까지 접근할 수 없어 굶어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그린란드에서 비가 늘면 그만큼 빙상 융해가 빨라지고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하기 위해 해안 지역이 영향을 받게 된다. 또 북극에서 일어나는 영향은 북극권 내에 머물지 않는다. 북극권 온난화에 의해 제트 기류는 남쪽으로 뻗는 속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제트 기류로 생긴 기압 능선과 계곡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쌓여 장시간 같은 장소에 머물기 때문에 여름에는 미국 서부에서 캐나다 서부에 걸쳐 일어난 것 같은 터무니없는 열폭 현상이나 겨울에는 눈 폭풍 등이 일어나기 쉬워져 큰 피해로 이어진다. 북극 해빙이 풀리면 미국 서부 삼림 화재가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온난화를 멈추지 않는 한 북극권 해역은 얼음이 풀리고 눈이 비로 바뀌어 간다고 경고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