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태양계 중에서도 지구와 가까운 환경을 가진 행성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해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등 활발히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훨씬 오래된 화성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물로 덮여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과 체코 등 국제 연구팀은 화성이 간단한 이유로 물을 잃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화성에는 한때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여럿 발견되기 때문에 어떤 미생물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어 인류 이주처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화성에는 얼음이 존재한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성 표면에서 액체 상태 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물 유무는 생명 존재에 관련되는 중요한 조건이며 화성 저구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화성에서 물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선 행성 자성이 변화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어 버렸다는 설과 화성 남반구가 여름이 됐을 때 증발해 우주 공간으로 유출됐다는 설에 제창됐다.
화성에서 물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화성 중력이 작기 때문에 물이 휘발되어 버린 게 아니냐는 가설을 세웠다. 화성 지름은 지구보다 53%이며 중력은 지구 3분의 1 정도 밖에 없다. 중력이 작으면 휘발성 물질을 행성에 머물러 두는 게 어렵기 때문에 물이 없어져 버렸을 가능성이 생각된다는 것.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적당한 휘발성을 가진 칼륨 동위원소를 단서로 화성에서 휘발성 물질 변화를 조사했다. 칼륨 동위원소는 발화 과정이나 충격에 의해 기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성 내부에서 휘발성 물질 고갈을 잘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예전 시대 화성에서 칼륨 동위원소 비율을 조사하기 위해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을 샘플로 분석했다. 워싱턴대학 행성 과학자인 쿤 왕(Kun Wang)은 운석은 화성 화학 구조를 연구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샘플이며 40억 년 전부터 수억 년까지 화성에서 휘발성 물질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분석에선 운석 20개 중에 포함되는 칼륨 동위원소 조성을 조사하고 이후 지구와 달, 소행성 베스타 조성과 비교했다. 그 결과 화성은 행성 형성 중 지구보다 더 많은 휘발성 물질을 잃었지만 더 작은 달이나 베스타와 비교할 때 많은 휘발성 물질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별 중력과 휘발성 물질을 보유하는 양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워싱턴대학 행성 과학자인 카타리나 로더(Katharina Lodders)는 원시적이고 미분화된 운석보다 분화된 행성에서 휘발성 원소와 화합물량이 훨씬 작은 이유는 오랫동안 의문이 들었다며 칼륨 동위원소 조성과 행성 중력 상관관계는 분화된 행성이 언제 어떻게 휘발성 물질을 받거나 잃었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량적 의미를 가진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화성 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며 암석 행성이 거주하기에 충분한 물을 유지하고 판구조론(plate tectonics)을 가능하게 하는데 필요한 크기에는 제한이 존재하고 화성 질량은 이를 넘어서고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 뿐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 탐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계 외 행성 생명 탐사에서 중시되고 있던 건 항성과의 거리에 좌우되는 행성 온도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면 너무 작은 행성은 생명에 필요한 물을 유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되며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별이 더 좁혀진다. 연구팀은 태양계 행성 크기는 가장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매개변수 중 하나라면서 생명 후보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