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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메타버스 구축 위해 추진해온 물밑 인수

페이스북이 10월 29일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이 된다고 선언하면서 회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빅테크에 속하는 초거대기업은 수면 아래에서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수를 추진했을까.

10월 29일 마크 주커버그 CEO는 자사 콘퍼런스인 커넥트 2021(Connect 2021) 중 사명을 메타로 바꾼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30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SNS지만 인터넷 다음 단계는 메타버스가 된다며 사명을 바꾸는 대담한 리브랜딩 전략을 내세웠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 2014년 왓츠앱 인수, 오큘러스 인수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전략적 인수로 세력을 확대해온 기업이다. 투자 분석 기업인 피치북에 따르면 2019년 이후 페이스북이 인수한 기업은 21곳에 이른다.

최근 페이스북이 인수한 기업 다수를 차지하는 건 메타버스 관련 기업. 가상현실 배틀로열 게임인 파퓰레이션:원(POPULATION: ONE)을 개발하는 빅박스(BigBox), 협력형 게임 제작 플랫폼인 크레타(Crayta) 개발사인 유닛2게임즈(Unit 2Games), 가상현실 리듬게임인 비트세이버(Beat Sabre) 개발사인 비트게임즈(BeatGames), 가상현실 피트니스 서비스인 슈퍼내추럴(Supernatural) 개발사인 위딘(Within), 협력형 가상현실 FPS인 온워드(Onward) 개발사인 다운푸어인터랙티브(Downpour Interactive) 등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잇달아 품고 있다.

이런 인수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독점금지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페이스북은 전략적 인수를 통해 지금 지위에 오른 IT 기업이지만 2021년 8월 미연방거래위원회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는 독점금지법 위반이라며 2번째 소장을 제출했고 2021년 10월에는 경쟁상 문제 유무를 조사하는 심사에 필요한 정보 제출을 거부했다며 영국 당국으로부터 800억 원대 벌금이 부과됐다.

페이스북은 미래 경쟁사 배제를 목적으로 인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 페이스북 측 담당자는 10년 전 소셜네트워크 비즈니스 업계와 달리 페이스북은 VR이나 AR 등 분야를 주도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또 주커버그가 지적하듯 페이스북은 어디까지나 메타버스를 제공하는 몇 개 기업 중 하나가 되면 요구하는 제품에 투자, 구축하는 게 성공의 열쇠다. 페이스북 만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건 불가능하고 개발자, 크리에이터, 전문가와 협업이 중요해지며 메타버스에 투자할 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스냅챗, 소니, 로블록스, 에픽게임즈를 비롯한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은 전략적 인수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규제 당국은 조사 대상을 대규모 인수 뿐 아니라 소규모 인수로 확대하려는 의향을 보이고 있다. 2021년 9월 연방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이 지난 10년 실시한 인수 중 조사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소규모이던 919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개별 인수를 단독으로 보면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지만 수백 개 작은 인수 영향을 종합해보면 독점적 행위로 이어질 잠재력이 있다며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대해 추진하는 소규모 인수도 독점금지법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시사하기도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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