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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개 소련제 진공관으로 설계한 컴퓨터

기술 발달에 따라 컴퓨터 논리회로는 나노 스케일로 줄어들고 있어 손바닥 크기 스마트폰조차 에전 PC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굳이 50년 전 사용된 진공관을 이용해 새롭게 디자인한 컴퓨터를 만들었다. 바로 에나컴퓨터(Ena.Computer. Electron tube New Automatic Computer)다.

구조를 보면 6N3P 진공관은 모두 동일한 5입력 NOR 게이트로 이뤄져 있다. NOR 게이트 논리 레벨은 0V(-20~0.25V)와 10V(9~12V) 팬아웃은 25다. 또 사용한 6N3P 진공관은 군용과 가정용으로 평균 수명은 군용이 최대 5,000시간, 가정용은 500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6N3P 진공관도 60년 가까이 러시아 창고에서 잠자던 것으로 실제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레지스터와 카운터는 모든 6N3P 진공관 NOR 게이트에서 만든 것으로 D형 플립플롭, 8비트 ALU, 래치회로와 버퍼 회로를 구성한다. 물론 대량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 중인 에나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굉장한 수준이 된다고 한다.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8열 LED 제품으로 2진수 표시가 가능하다.

에나컴퓨타르 제작한 곳은 자칭 미스터 컨택트(Mr.Contact 또는 Contact@Ena.Computer)라는 엔지니어다. 에나컴퓨터를 개발한 계기가 된 건 1943년 개발된 세계 첫 프로그래밍 가능한 전자계산기인 콜로서스(Colossus)를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영국 전자공학자 토니 세일을 만나면서다. 이 만남을 계기로 개발자는 콜로서스 외에도 50년 전에 만들어진 진공관 컴퓨터가 재현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진공관 컴퓨터가 50년간 새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개발자는 진공관 컴퓨터를 처음부터 새로 개발하는 걸 결정했고 처음에는 PC로 설계를 하려 했지만 중간부터 3색 컬러펜과 A4 용지, 수정용 스티커 등 아날로그 기법으로 설계를 진행해갔다고 한다.

조립 컴퓨터 부품은 부엌 바닥이나 의자에 놓고 크기와 전력, 고전압 위험에 가족 모두 고생하면서 설계와 구축에 거의 1년이 걸렸다. 개발자는 2021년 5월 28일 에나컴퓨터를 처음 가동시키는데 성공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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