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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없이 고도 23km 올라간 글라이더

에어버스가 제작한 글라이더 퍼를란(Perlan) 2호가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상공 20km 지점을 48시간 동안 비행하는 자체 기록을 세웠다. 또 며칠 뒤인 9월 2일에는 1989년 록히드마틴의 U2 스파이가 수립한 기록을 깨고 고도 23km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실제 퍼를란이 나는 모습을 보면 기체 아래쪽은 구름바다. 위로는 우주가 펼쳐져 있다. 퍼를란2는 무게 800kg, 길이는 10m, 날개폭은 25m다. 지상 27km 지점처럼 공기층이 얇은 곳에서는 최고 속도 650km/h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기체에는 엔진이 없다는 것이다.

퍼를란2는 이륙할 때에는 다른 비행기에 달려 있다가 분리되면서 긴 날개를 이용한 양력으로 고도를 끌어올린다. 위에서 설명한 23km 고도도 이런 양력 상승을 이용한 것이다. 물론 엔진 없이 이 같은 고도를 실현할 수 있었던 건 안데스 산맥에서 부는 강한 바람과 1년에 몇 주만 생긴다는 소용돌이가 만들어낸 결과 덕이라고 한다. 파를란2는 이런 기상 조건을 이용하기 위해 파타고니아 상공을 선택한 것이다.

엔진이 없다는 건 배기음이나 열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덕분에 높은 고도에서 대기를 관측할 때에도 더 정확한 데이터를 기대할 수 있다. 에어버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지상에서 문제가 되는 기후 변화 관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퍼를란2는 9월 중순에는 고도 27km 지점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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