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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우주 기지? 나사 지원 받는 혁신 아이디어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운영하는 혁신 선진 개념 프로그램인 NIAC(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 Program)가 7가지 과학 소설을 혼용한 참신한 연구 단계Ⅱ와 Ⅲ에 500만 달러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과학 소설을 미래에는 현실로 바꿔 우주 개발 가능성을 넓혀가려는 것이다. NIAC는 기존 개념에 얽매이지 않는 참신한 우주 개발 기술을 산학 민관에서 폭넓게 모집하는 미국 국가 사업. 몇 단계로 나뉘며 먼저 NIAC 내 엄격한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 개념만 1단계 연구에 채택된다. 채택된 연구자에게는 12만 5,000달러 자금을 지원해 9개월간 해당 기술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확인한다.

만일 1단계에서 타당성 연구에 성공하면 이후에도 2, 3단계별로 신청할 수 있고 채택되면 계속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지난 4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새로운 단계Ⅱ와 Ⅲ 연구는 우주에서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탐사기, 요트 같은 모습을 한 참신한 항성간 우주선, 달 뒷면에 건설하는 데스스타 같은 전파 천문대 등 목적이나 방법이 다양하다. 실현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멋진 프로젝트지만 아직 나사 미션으로 정식 인정된 건 아니다.

이번에 유일하게 Ⅲ단계로 올라간 건 중성미자 우주선이다. 미 위치타주립대학 니콜라스 솔로미(Nickolas Solomey) 교수 연구팀이 구상하는 건 우주에서 중성미자를 탐지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탐사 개념이다. 200만 달러 자금 지원을 받아 앞으로 2년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중성미자는 별 내부를 보기 위한 도구다. 우주에서 중성미자를 관측할 수 있다면 태양이나 넓게는 은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성미자 우주 탐사선이 태양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거나 혹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보내면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별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를 검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계Ⅲ은 기간 중 중성미자 우주 탐사선 테스트기를 완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큐브샛에 싣고 테스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6가지 연구 단계가 Ⅱ단계에 올라 50만 달러 자금을 제공받게 됐다. 이 가운데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로벌에어로스페이스(Global Aerospace Corporation) 소속 케리 녹(Kerry Nock)이 제안한 우주탐사선 감속 장치가 있다.

또 OAI(Ohio Aerospace Institute) 제프리 발세스키(Jeffrey Balcerski)가 개발 중인 비행 종이접기 같은 금성 탐사기도 Ⅱ단계에 올랐다. 만일 이런 탐사선을 금성에 보내 실제로 대기를 관측할 수 있다면 더 놀라운 발견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소속 로봇 공학자(Saptarshi Bandyopadhay)가 제안한 달 분화구 전파망원경도 Ⅱ단계로 승격했다. 달 뒤편에 있는 분화구 가장자리에 일정 간격으로 배치된 미니 로버가 전파 수신망을 거미줄처럼 두른 지름 1km짜리 태양계 최고 크기를 자랑하는 전파 망원경 구축이다. 앞으로 전파망원경 성능과 미션 접근 방법 정교화가 요구되고 있다.

UCLA 연구원(Artur Davoyan)이 제안한 큐브샛을 탑재한 우주 요트도 Ⅱ단계에 진입했다. 큐브샛 자체가 초소형으로 가벼운 데다 요트 추진력이 될 태양 항해 자체가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얇은 금속막으로 만들어져 있어 가볍기 때문에 보이저1호보다 20배 속도로 우주 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1년간 지구와 태양간 거리 60배를 이동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지금까지 5년 걸리던 목성까지 여행도 5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어떻게 초경량을 구현하고 극한 온도에도 견딜 수 있는 재질로 항해를 계속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 만일 실현되면 태양계 탐사에서 나아가 항성간 공간 탐사 모습이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번 Ⅱ단계로 채택된 것 중 눈길을 끄는 건 나사 에임스연구센터 소속 연구원(Lynn Rothschild)이 제안하는 기술 개념이다. 언젠가 우주에서 거주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버섯을 육성시켜 만드는 구조를 연구하는 것. 지금까지 해온 균사체 제조와 모조, 내구성 테스트 연구뿐 아니라 앞으로 더 다양한 종류 균류와 육성 환경, 기공 크기 테스트를 거듭하고 있고 달과 화성을 본뜬 환경에서 프로토타입 육성도 실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선 지구에서 응용도 시야에 넣고 생물 분해 가능한 식기나 간단하고 저비용인 건축물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현실이 되면 언젠가는 화성과 달에서 균류를 길러 제조한 건물에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으로 트랜스아스트로노티카(Trans Astronautica Corporation)와 피터 구랄(Peter Gural)이 진행하는 소행성 탐사 시스템. 제안 사항은 우주에 발사한 우주선 3대에서 어떤 것에도 수백 개 망원경과 화상 처리 시스템이 탑재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사용되는 소행성 탐사 시스템보다 400배 빠른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Ⅱ단계에선 주로 이미지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기술이 열쇠라고 한다.

NIAC이 이번에 채택한 연구가 모두 실현된다는 건 물론 아니다. 만일 실현된다고 해도 미래에 정식으로 나사 미션으로 예산을 할당받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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