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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를 다른 영장류보다 발달시킨 유전자?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2021년 3월에는 인간의 뇌가 작고 빠른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크게 진화한 설도 발표되고 있다. 영국 MRC분자생물학연구소에 소속된 연구팀은 새로운 인간의 뇌가 다른 영장류 뇌보다 발달한 이유와 발달에 기여하는 유전자를 밝혔다고 한다.

연구팀은 인간과 고릴라, 침팬지 뇌 조직 발달을 관찰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organoid)라는 뇌 조직을 만들었다. 뇌 오가노이드 형성 과정은 실제 뇌와 마찬가지로 신경 세포로 세포 분화하는 세포를 형성하는 신경 줄기 세포가 나타난다. 이 신경줄기세포는 성숙하면 작아지고 성숙이 늦은 만큼 많은 신경 세포가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장류에 비해 지능이 낮은 쥐 신경줄기세포는 몇 시간이면 성숙한다는 게 과거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뇌 오가노이드도 배양 시작 후 3일째와 5일째 신경줄기세포 성숙 상태를 보면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 신경줄기세포는 비슷하지만 고릴라의 경우 5일째에는 신경줄기세포가 작아진 걸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인간 신경줄기세포는 다른 영장류 신경줄기세포보다 천천히 성숙한다며 따라서 신경줄기세포가 형성되어 뇌 조직이 커져 뇌 용량도 크게 된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인간과 고릴라, 침팬지는 배양 시작 후 5주째 뇌 오가노이드 사진을 확인하면 인간 뇌 오가노이드가 가장 크게 성장한 걸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신경줄기세포 성숙 속도가 생물에 의해 변화하는 원인을 조사했고 그 결과 고릴라 신경줄게세포로 ZEB2라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걸 발견했다. 연구팀은 ZEB2가 신경줄기세포 성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인간 신경줄기세포에서 ZEB2를 발현시킨 결과 고릴라와 같은 기간에 신경줄기세포가 성숙하는 걸 확인했다고 한다.

또 고릴라 신경줄기세포에서 ZEB2 발현을 억제한 결과 신경줄기세포 성숙 기간이 연장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수행한 것이라며 따라서 실제 영장류 뇌에서 ZEB2만 일하는 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발견은 인간과 다른 영장류 뇌 크기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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