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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SB “미완성 자율주행기술, 도로 테스트 규제 강화해야”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미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 NHTSB에 보낸 서한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더 엄격한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서한은 특정 자동차 제조사 행동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니지만 NTSB는 15페이지짜리 서류에서 테슬라 예를 16번이나 언급하고 있으며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FSD(Full Self-Driving)라고 명명하고 베타 테스트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도로에서 실시하는 걸 지적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고객에 대해 과장된 주장을 하지만 규제 당국에는 고급 운전 지원 시스템이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

이런 고객을 자동차 미완성 기능 개발을 위해 이용한 것에 대해 로버트 샘월트 NTSB 이사는 테슬라가 최근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고 고객에게 설명하는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며 이에 따라 테슬라는 도로에서 고도로 자동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정부 기관에 의한 감시와 보고 의무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NHTSA 자율주행 테스트 모니터링에 대한 대응 부재는 자동차 사용자와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 잠재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자율주행 차량에 충돌 방지 시스템과 견고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탑재한 뒤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사용 영역을 초과하지 않게 하는 기능 추가 등도 요구하고 있다. 또 테슬라에 대해선 오토파일럿 탑재 차량이 시스템 작동 한계로 운전자 오용 예측 가능성과 의도된 ODD(Operational Design Domain)를 벗어난 상황에서 차량 조작 능력이 안전성에 관한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판단에 따라 테슬라는 고객에게 새로운 기능을 배포하는 방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미국 정부 내 교통 안전 감시 기관인 NTSB와 NHTSA 역할을 보면 먼저 NTSB는 운송 관련 사고를 조사하고 원인 규명과 대책 연구를 통해 미래에 사고 방지에 대한 권고 등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2018년 3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오토파일럿 사용 중 발생한 사망 사고와 2019년 3월 플로리다주 델레이비치에서 발생한 오토파일럿 사용 중 사망 사고 등 근본 원인 규명 조사를 실시하고 규제 당국과 자동차 업계에 안전 권고를 실시한 바 있다.

한편 NTSB 조사 결과 발견된 결함이나 사용하는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 차량 시스템 부품 등에 대한 리콜을 명령하고 수정하는 건 NTHSA 소관이다. 또 연비 기준을 포함한 차량 안전성과 설계에 관한 기준과 보고 요구 사항을 결정하는 것도 NTHSA다.

지금까지 NTHSA는 테슬라 뿐 아니라 GM과 볼보 등 기존 업체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과 아마존 죽스(Zoox), 알파벳 웨이모(Waymo) 등 수많은 신생 기업을 포함한 자동차와 기술 기업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해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를 하는데 소극적 자세를 보여 왔다. 그 결과 개발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주행 허용과 규제는 주정부마다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Autopilot)이라는 운전 지원 시스템을 전기차에 탑재하고 또 FSD(Full Self-Driving)라는 추가 소프트웨어 옵션을 고객에게 1만 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을 구입할 때 이를 도입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 제공도 시작하려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SNS 등을 통해 활발하게 이런 기능을 반복 홍보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나와 오토파일럿은 이제 충분히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운전자는 거의 운전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아졌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말과 달리 테슬라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오토파일럿과 FSD를 고급 운전 지원 시스템이라고 적고 캘리포니아 자동차관리국 DMV에 낸 서류에서도 FSD를 레벨2 운전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NTSB가 테슬라 FSD 베타테스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다음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2,000명으로 늘린 베타테스트 참가자 중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베타테스터에 대해 FSD 소프트웨어 액세스 권한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베타테스터에 의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을 취소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취소하기로 결정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아 규제를 강화하려는 NTSB를 견제하기 위한 발표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는 주주인 델라웨어가 일론 머스크 CEO와 회사 이사회를 제소했다 일론 머스크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테슬라 주가 조작이 될 만한 트윗을 반복했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 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이 소송은 일론 머스크 트윗을 모두 테슬라 이사회가 확인한 뒤 공개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머스크가 SEC와 화해를 여러 차례 위반했음에도 이사회가 아무 것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0년 5월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 주가가 비싸다고 트윗한 걸 계기로 폭락, 하루 만에 테슬라 시가총액 중 140억 달러 가까이 날아간 바 있다.

이 날 머스크 트윗에 사람들에게 자유를 혹은 미국 국가와 시인 딜런 토머스를 인용하거나 사재를 모두 경매에 올리겠다는 황당한 내용이 있었다. 그는 한 언론 취재에 대해 자신의 트윗은 사전에 검토된 예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장은 2019년 변호사 3명이 테슬라를 떠난 뒤 이사회가 머스크가 원하는 게 아닌 독립적 사고에 입각한 공정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법률 고문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일론 머스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기회를 받았던 만큼 이번에 그의 트윗에 대한 문제에 대해 법원인 온정을 나타내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PR 부서를 해산했다고 알려져 있어 이번 소송에 대한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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