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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 구글도…퇴출되는 채굴앱

암호화폐 채굴앱은 앱을 설치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면서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개발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껏 앱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무료 버전을 풀고 유료를 더하거나 처음부터 유료 버전 판매 혹은 광고 수익을 통한 간접 모델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개발자에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던 것. 하지만 반대로 사용자에게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고 CPU를 마음대로 쓰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다. 요즘은 암호화폐 채굴용 앱 뿐 아니라 사용자 CPU를 마음대로 써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악성코드도 나온다.

이런 우려 때문일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암호화폐에 대한 광고 금지 정책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IT 기업 중 암호화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지난 1월 페이스북 내에서 암호화폐를 포함한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금융 상품과 서비스 금지(Prohibited Financial Products and Services)라는 정책을 통해 소비자가 오해하기 쉬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조장하는 광고를 금지한 것이다. 이 같은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는 ICO 암호화폐가 포함되어 있다. 페이스북 측은 새로운 정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가 사기를 당해 속을 우려를 하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점에선 ICO 암호화폐 광고를 하는 기업 대부분이 성실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 측은 또 이 같은 정책에도 모든 광고를 없앨 수는 없는 만큼 정책 위반 광고를 보면 신고를 하라고 밝히고 있다.

트위터 역시 지난 3월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자사 플랫폼에서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사 광고 정책을 업데이트해 ICO나 토큰 판매, 암호화폐 지갑 등을 홍보하는 광고를 근지하는 항목을 추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를 빼곤 암호화폐 거래 관련 광고도 규제한다. 이들 기업 외에도 애플 역시 앱스토어 가이드를 업데이트하면서 암호화폐 앱을 금지한 상태다. 애플은 지난 6월 암호화폐 채굴처럼 백그라운드 자동 실행을 하는 앱에 대한 규제를 밝혔고 독립 개발자가 스마트 지갑 앱을 올리는 것도 금지했다. 금융기관처럼 공인 등록 기관과 제휴한 웰렛만 올릴 수 있도록 한 것. 그런데 이번에는 구글 역시 이 같은 암호화폐 채굴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해 눈길을 끈다.

실제로 구글은 구글플레이 개발자 정책 센터에 암호화폐 항목을 추가하고 “기기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채굴을 원격 관리하는 앱은 허용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스마트폰 앱 생태계를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등이 암호화폐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구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월 구글이 암호화폐에 대한 광고 금지 관련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자체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초기 시장에서 악용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암호화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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