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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NSA 전화 메타데이터 몰래 수집은 불법”

미국가안보국 NSA가 범죄 수사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도청 활동을 통해 전화 발신자와 통신 상대방 전화번호, 시간, 통화 길이 같은 메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 고발로 밝혀진 바 있다. 7년이 지난 2020년 9월 처음으로 미 법원이 NSA의 메타 데이터 수집이 불법 행위라고 인정했다.

지난 2013년 NSA와 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NSA의 비밀 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PRISM) 존재를 폭로했다. 프리즘은 911 테러 발생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 시대에 정비한 것이다. 기업은 보통 정부에서 사용자 개인 정보 등에 대한 공개 명령이 있으면 법에 따라 정보 제공을 실시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NSA와 FBI가 영장이나 기업 동의 없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 게 바로 프리즘이다.

프리즘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이메일과 실시간 채팅, 문장, 영상, 음악, 통신 기록 등 다방면에 걸쳐 있으며 구글과 애플, 야후,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터넷 관련 기업 서버에 직접 액세스해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

정보가 노출되고 7년이 지난 9월 2일(현지시간) 미국 제9순회항소법원은 NSA에 의한 데이터 수집은 불법이라며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은 소말리아 극단주의자 그룹에 자금을 제공했다는 공모자 3명과 함께 기소된 피고의 죄를 다룬 것이었다. 피고는 2013년 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NSA가 3명을 체포한 건 프리즘에 의한 극비 데이터 수집에 의한 공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사 3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은 수십억 미국인 전화에서 정보를 빼내는 프로그램은 외국정보감시법을 위반하고 영장주의를 정하는 권리장전에 위배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프리즘이 불법으로 인정된 이번 재판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결정에 이는 프라이버시 권리의 승리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또 이번 사건으로 감시 사실이 인정된 건 유감이라며 법원은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NSA에 의한 메타데이터 수집 활동은 지난 2015년 중단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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