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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디즈니 등…美 위챗 금지에 우려 표명해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메신저 앱 위챗(WeChat)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 텐센트(Tencent)와 미국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대통령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애플과 디즈니, 포드 등 미국 대기업이 이에 대한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정권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소문이 보도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12개 이상 미국 기업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백악관 당국자 전화 회담에서 대통령 명령이 미치는 잠재적으로 넓은 범위와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

미중 비즈니스협의회 크레이그 앨런 회장은 중국에 살지 않는 사람은 미국 기업이 위챗 사용을 금지할 경우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미국 기업은 모든 경쟁자에게 심각할 만큼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텐센트에 대한 대통령 명령은 위챗에만 적용되며 회사가 운영하는 인기 게임 PUBG 모바일이나 출자한 에픽게임즈 등 미국 게임 기업에는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위챗은 단순한 채팅이나 SNS 앱이 아닌 모바일 결제인 위챗페이와 e커머스 기능 드을 포함한 사실상 상업 플랫폼이다. 다시 말해 위챗 앱 금지는 즉시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 대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위챗 금지령에 반대하는 기업이 지적하는 문제 중 하나는 대통령 명령 범위가 어디까지를 말하는지 막연하다는 것이다. 이 명령은 미국인에 의한 위챗 관련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내에서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거래에 적용되는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만일 후자라면 애플에게도 치명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명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Chi Kuo)는 최근 위챗 앱이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삭제된다면 아이폰 출하량이 30%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열세이던 아이폰이 급속도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던 배경에는 위챗 앱 존재가 크다. 중국 거주자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히 위챗을 사용하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다. 전자라면 중국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중국 브랜드가 애플로부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다.

위챗 없는 아이폰은 중국에서 본질적으로 쓸모없어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에 대한 명령 문서에서 중국 정부가 관련 앱 확산은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경제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팀쿡 애플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회유해 일단 아이폰에 대중 관세를 회피한 실적이 있다. 이번에는 디즈니 등 대기업과 보조를 맞춘 게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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