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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지도? 우주 시공간을 한눈에…

우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고대 인도에선 자신의 꼬리를 더한 큰 뱀으로 우주를 표현하기도 했고 스칸디나비아인은 우주의 중심에 큰 물푸레 나무가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가장 광범위한 우주 3D 지도를 만들어낸 곳이 있다. 20년간 꾸준히 먼 은하를 맵핑해온 SDSS((Sloan Digital Sky Survey) 국제 연구팀이 그들이다.

SDSS는 eBOSS(extended Baryon Oscillation Spectroscopic Survey), 바리온 음향진동 분광 확장 관측 연구라는 관측 방법을 통해 새로 100만 개 은하와 퀘이사 위치와 거리를 측정했다. 여기에 이때까지 SDSS가 축적해온 데이터와 결합해 은하 수 400만 개, 110억 광년 떨어진 우주까지 담은 지도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주 지도는 지구상 지도와는 다른 점이 있다. 우주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멀리 볼수록 과거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빛이 우주 저편에서 지구에 도착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1만 광년 별이 내는 빛은 1만년 동안 지구에 도착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별의 모습은 이미 1만년 전의 것이다. 이 상태에서 1억 광년, 10억 광녁 등 지구와 거리가 멀어질수록 과거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광범위한 우주 지도는 공간과 함께 시간 분포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지도는 110억년간 우주의 역사를 나타낸다. 우주가 탄생한 게 138억년 전이기 때문에 우주 역사 중 80%가 이 지도에 집약되어 있는 셈이다. 이 지도를 보면 마치 지구아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지구에서 시공 거리를 나타냈을 뿐 다른 별에서 우주를 바라봐도 거의 같은 지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바깥쪽 비눗방울 같은 얇은 막에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이라는 우주 초기 온도 요동이 투영되어 있다. 더 먼 우주의 모습은 아직 지구에 빛이 닿아 있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다. 쐐기 모양으로 자른 어둠은 우리 은하의 빛이 차단되어 관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안쪽으로 진행되면서 밀도와 밝기를 더해가는 빛의 구름은 SDSS 조사 단계에 의해 분류되고 있으며 빛 입자 하나하나가 은하다.

이렇게 지구의 현재를 기점으로 우주 110억년 역사를 조감할 수 있는 지도로는 이게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 물리학은 몇 가지 단서를 바탕으로 빅뱅 직후 우주의 모습을 추측해왔다. 힌트는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 비율. 질량으로 말하자면 70% 이상이 수소, 25% 정도는 헬륨으로 다른 원소는 아주 조금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초기 우주는 팽창하면서 점차 식어갔다는 모습으로 읽을 수 있다.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도 빅뱅 당시 온도 움직임을 보여주는 힌트다.

또 현대 우주 관측 기술일 발달하면서 더 먼 별과 은하를 보는 등 우주 구조가 볅혀지고 있다. 문제는 중간에 몇 가지 알 수 없는 시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eBOSS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SDSS가 관측하지 않았던 먼 천체 위치와 거리를 측정해 이런 구멍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우주 지도를 만들었을까. 궁극적으론 우주가 팽창을 계속하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다. 138억년 전 우주는 초고온 초고밀도 점에서 시작해 이후 계속 팽창하고 있다. 그런데 1998년 우주가 단순히 팽창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팽창 속도가 가속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팽창 가속은 현재 물리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다시 써야하는지 혹은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우주 팽창에 관여한다고 가정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우주 팽창 역사를 조감할 지도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 절체불명 팽창에 관여하는 건 지금 암흑 에너지라는 우주 전체 에너지 중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SDSS 측은 이 프로젝트가 해명하려는 것 가운데 하나는 암흑 에너지의 시간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점에서 eBOSS 그리고 이전 SDSS 관측으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우주 지도 외에도 우주 팽창 속도를 계산하는데 중요해지고 있다. 은하 사이 거리를 계산해 평균값을 산출하고 이 평균값을 잣대로 다른 시대 은하 사이 거리와 비교해 우주가 언제 어느 정도 팽창했는지 계산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주 팽창이 가속화하기 시작한 건 60억년 전이다. 이후 팽창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 물론 eBOSS 데이터로 얻은 지식은 암흑 에너지의 수수께끼를 해명하기는커녕 새로운 수수께끼를 낳기도 한다. 우주 팽창 속도는 허블상수로 표시되지만 현재 수치가 과거보다 10% 낮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우주 팽창 속도가 가속되고 있는데 왜일까. eBOSS 데이터 정확도에서 이 10% 불일치는 임의의 오차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고 한다. 이 불일치가 앞으로 암흑 에너지를 해독할 단초가 될 수 있을까.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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