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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용 고프로? 벌레가 짊어진 로봇 카메라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곤충용 고프로 격인 초소형 로봇 카메라를 개발했다. 이 카메라는 60도까지 돌리는 기능을 갖춰 벅스라이프 세계를 스트리밍할 수 있다.

카메라 성능은 1∼5프레임으로 슬라이드쇼 같은 영상이지만 카메라 각도 조절 기능을 통해 고해상도와 벌레 관점에서의 파노라마 촬영, 벌레 크기로 움직이는 객체를 추적 촬영하는 게 가능하다. 또 이 카메라 유닛은 250mg 밖에 안되지만 120m 떨어진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동해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처럼 큰 생물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곤충 크기 작은 생물은 시각 정보를 뇌에 보내기 위해 휴식 에너지 중 10∼20%를 소비한다며 파리 같은 곤충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복안을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을 얻고 머리를 움직여 시야를 넓게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초소형 카메라가 복안은 아니지만 초저전력 흑백 카메라 유닛을 작은 암에 마운트하고 시야를 확보하는 구조를 갖췄다. 암에 전압을 가하면 소재가 변형하며 카메라 방향을 바꾸고 전압을 제거하면 잠시 뒤 천천히 원래대로 돌아온다. 마치 사람이 얼굴을 옆으로 향하게 하려고 힘을 썼다가 힘을 빼면 자연스럽게 앞을 향하는 것과 비슷한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적은 전력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는 구조는 광각 렌즈를 카메라에 장착하는 것보다 적은 에너지로 높은 해상도와 더 큰 범위를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은 카메라 유닛을 곤충 등에 업혀 시험을 진행했다. 0.5kg 무게까지 운반할 수 있는 곤충인 만큼 250mg 카메라 유닛을 짊어지고도 쉽게 돌아다니고 나무를 탈 수도 있었다고. 카메라 유닛은 가속도 센서를 내장해 움직임을 감지해 작동하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벌레가 움직이는 동안만 영상을 촬영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가벼운 카메라 무게는 벌레의 부담을 줄여줘 실험 뒤 벌레는 1년 이상 생존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벌레 뿐 아니라 손가락 크기 진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선 작동하는 동안 카메라가 움직이면 영상이 흔들려 정지 중 촬영만 실시해 소비전력을 더 줄여 90분간 실행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카메라 전원을 배터리가 아닌 태양전지로 공급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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