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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00광년?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블랙홀

블랙홀은 고밀도 중력이 큰 천체다. 주위 별을 삼키고 빛도 탈출할 수 없다. 유럽 14개국과 브라질이 공동 운영 중인 유럽남방천문대 연구팀이 지구에서 불과 1,000광년 거리에 위치한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발견헀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당초 항성 2개가 양자 중심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쌍성에 관한 연구 일환으로 망원경 자리에 위치한 HR6819라는 쌍성을 관찰해왔다. HR6819는 5등성이며 상황이 갖춰지면 지구에서 육안으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쌍성 궤도를 분석한 결과 쌍성 궤도에 대각선 방향으로 끌려간 것 같은 이상한 궤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칠레에서 운영하는 라실라천문대 망원경(MPG/ESO 2.2-metre)으로 추가 관측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 결과 HR6819 궤도는 두 별이 서로의 중심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게 아니라 천체 3개가 서로의 궤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3번째 천체는 적어도 태양보다 4배 질량이라는 건 알았지만 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태양보다 적어도 4배 질량을 가진 보이지 않는 물체는 블랙홀 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HR6819는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 같은 쌍성이 아니라 사실 블랙홀을 포함한 천체 3개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알려진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지구에서 3,300광년 떨어진 외뿔소자리 X-1이었다. 그런데 HR6819는 지구에서 불과 1,000광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번에 발견한 블랙홀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 된 것.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HR6819 블랙홀은 최소 태양보다 4.2배 질량이며 발견된 가장 작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HR6819 블랙홀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이유는 블랙홀 자체 질량이 작고 주위 천체 등을 흡수하지 않고 검출 가능한 X선 등을 방출하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부자연스러운 궤도를 가진 별을 발견하면 심한 활동을 하지 않는 미지의 블랙홀을 발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은하계에 수억 갱에 달하는 블랙홀이 있어야 하지만 우린 극히 일부 밖에 모른다며 뭘 찾아야 할지 아는 건 블랙홀을 찾는 우리에게 유리한 입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블랙홀을 포함한 3개 별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 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충돌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또 2019년 발견한 원래대로면 존재할 수 없는 거대한 항성 블랙홀인 LB-1에 대해서도 HR6819가 중요한 힌트가 될지 모른다고 한다. LB-1도 HR6819와 같은 3개 별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HR6819 블랙홀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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