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듀대학 연구팀이 고대부터 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리 표면을 가공해 살균 효과를 비약적으로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인류는 병원성 대장균 같은 유해 세균을 몸에서 제거하기 위해 항생제를 개발했다. 항생제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평가되는 기적의 약으로 불려왔다. 최근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버그, 진화하는 세균도 등장하는 등 인류와 세균간 생존을 건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항생제 같은 약물 이외에 다른 살균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는 구리와 살균 효과를 높이는 표면 가공에 관한 기술. 이미 구리에는 살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평범한 구리는 세균을 완전히 죽이는데 몇 시간이 걸린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표면에 조사해 구리가 갖는 살균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50나노미터 주사 전자현미경으로 무가공 구리 표면과 개발한 가공 구리 표면을 비교하면 이 기술은 레이저를 조사해 표면에 나노미터 수준 요철을 형성해 표면적을 증가시킨다. 표면적이 늘어나면서 세균이 구리와 접촉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살균 효과가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표면 가공에 의해 실제로 구리와 구리 합금 살균 효과가 높아지는지 확인했다. 이번 기술로 표면 처리한 구리는 녹농균과 대장균 뿐 아니라 슈퍼버그 일종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을 완전히 사멸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또 이 기술로 가공한 금속 표면은 물을 흡착시키는 초친수성이라는 성질도 갖고 있다고 한다. 정형외과 수술에 쓰이는 임플란트 표면은 친수성이 높을수록 뼈세포가 강하게 접착되기 때문에 뼈 접착 강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이 기술은 임플란트 표면 처리에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기술은 친환경이라는 장점도 있다는 주장이다. 금속 표면을 코팅해 항균 특성을 높이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이 코팅이 벗겨져 침출해 환경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기술은 어디까지나 표면 형상을 변화시킨 것 뿐이어서 이런 걱정이 없다는 얘기다.
또 구리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하지만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이번 기술로 표면을 가공해도 영향은 없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