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컴퓨터는 4종류 염기로 이뤄진 DNA를 이용해 시험관에서 계산을 수행하는 전자기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지원하는 컴퓨터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이 900까지 제곱근을 계산할 수 있는 DNA 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DNA 컴퓨팅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인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 조합을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하는 하이브리드화를 이용한 컴퓨터다. DNA 컴퓨터를 고안한 건 미국 컴퓨터 과학자인 레너드 맥스 애들먼(Leonard Max Adleman)이다. 그는 유전자의 분자 생물학을 읽던 중 컴퓨터와 DNA의 유사성을 발견해 1994년 발표한 논문(Molecular computation of solutions to combinatorial problems)을 통해 DNA 컴퓨팅이라는 아이디어를 세상에 알렸다.
이후에도 DNA 컴퓨팅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첫 번째 논문에서 20년 이상 지나도 DNA 컴퓨터는 복잡한 수학적 연산을 수행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제곱근 계산에는 4비트 2진수를 처리할 수 있는 10비트 논리회로가 필요하지만 기존 DNA 컴퓨팅 시스템에선 이런 처리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DNA 가닥 32개를 이용해 정보 저장과 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DNA 컴퓨팅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DNA 서열을 디자인해 DNA 사슬 치환 반응을 프로그래밍해 900까지의 제곱근 계산을 했다고 한다.
연구팀이 고안한 DNA 컴퓨터는 먼저 DNA 중 900개까지의 숫자를 인코딩해 각 숫자에 형광 마커 색상을 일치시켰다. 그리고 제곱근 계산 논리 게이트를 통해 처리되면 원래 수에 대응해 전체적인 형광 신호가 바뀌어 계산 결과는 색상으로 출력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무어의 법칙이 무너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10배 이상 작은 DNA 컴퓨터 개발은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DNA 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현재 실리콘 기반 컴퓨터에서 처리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