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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기술은 어떻게 사회를 바꿀까

2020년대 기술을 통한 다음 10년 생활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2020년대에는 AI 발전을 통해 모든 걸 자동화하거나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 강력한 유전자 조작 기술을 실제로 이용하는 등 다양한 주제를 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지금까지 우려해온 건 AI가 진화해 다양한 직업이 자동화되고 인간의 일을 빼앗게 된다는 것. 확실히 다음 10년간 전 세계 노동자는 AI와 로봇 기술로 인해 파괴적인 영향을 받게 될 건 분명하다. 예를 들어 2018년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 결과로 2022년까지 전 세계에서 7,500만명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단순히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관련해 1억 3,300만명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예상도 있다. 따라서 결과적으론 5,800만명 분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인 것.

상당수는 전직을 하고 다시 배우는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I 역시 인간과 양자택일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협력해 일을 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로봇 반란보다는 로봇 혁명이라는 관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기기관이나 공장 탄생을 닮은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자동화와 AI 물결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 응용되며 인간은 직접 불가능했던 만큼의 효율화를 보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로봇과 AI로 대체될까.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자동화를 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직원을 줄일 걸 검토하게 될 것이다. 인류는 첫 산업혁명의 고통을 이미 잊었다. 실제로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침투하는 가운데 직장에서 일이나 역할이 붕괴되기 시작했고 선거에선 투표 행동이 다양한 기대로 유도되며 모든 장면에서 법적 윤리적 난제를 들고 새로운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발생하고 있다. 다음 혁명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또 모든 움직임에 반동이 있듯 2020년대 사회와 기술 변화에 적응하고 회복이 되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색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업무 방식과 사회 경제적 역학 관계의 변화, 지금까지 생각할 수 없던 주택 모습과 교통수단 등에 적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계는 인간의 감독 없이 자동차 운전을 마음대로 하고 기사 생성도 비서처럼 하는 등 직장이나 투자 등 다양한 업무 자동 처리를 모두 할 수 있다. 이런 진화의 부작용으로 인간과 기계 사이의 인식 격차도 증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AI 쪽이 인간보다 점점 똑똑해지고 이는 인간에게는 기쁜 일은 아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자율주행 차량이나 AV(Autonomous Vehicles) 보급으로 인한 영향도 막대해질 것이다. 상당수 산업이 영향을 받아 실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직격을 당할 택시와 트럭 등 산업 뿐 아니라 자동차 보험과 주유소, 주차장 등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AV의 보급은 사람과 가정의 교통에 대한 접근도 바꿔가게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AV 소유 비용은 중저 소득층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며 자가 구입을 미루고 공유 시스템을 택하게 될 수 있다. AV의 장점은 안전성 향상과 운전을 못하는 이들에게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하지만 위험도 있다. 악의적 해커가 사이버 테러리스트가 자동차 제어권을 빼앗으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AV가 만드는 방대한 데이터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 따라선 자율주행 차량을 규제하는 법률을 제공하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

거리를 다니는 자동차끼리 서로를 감지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조화롭게 움직이며 개별적 움직임은 지금보다 늦지만 안전하게 사용자 요구에 맞게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2020년대 집의 모습도 크게 바뀌어 많은 사람들이 차에서 생활하는 게 보통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는 집에서 살 정도 경제력이 없고 더 많은 사람이 프리랜서로 일하며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어디서나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새 집이나 사무실 역할을 할 차를 이용해 디지털 유목민 생활이 가능해지며 이는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야영 생활을 체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다음은 딥페이크와 인간 해킹 등. AI가 만든 가짜 뉴스와 딥페이크 영상은 민주주의와 사회 단결에 전례 없는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개인 정보 보호와 안전, 보안에서도 중요해진다. 챗봇이 개인화된 프로파일을 이용해 수십억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겨냥한 대규모 사회 공학적 공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컴퓨터 네트워크 뿐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대상으로 한 해킹도 급증할 수 있다. 새빨간 거짓말을 이용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

이에 따라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자사 플랫폼에 해로운 세력을 대상으로 책임을 더 요구받게 되며 민주주의 국가는 디지털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 혹은 모든 걸 합성 동영상으로 만드는 딥페이크는 빠른 속도로 확대되어 여론을 조작하려는 이들이 트위터에 손대는 게 아니라 작은 서브컬처를 일으키고 강화, 증폭해 그들의 사상이나 신조를 더 널리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봇이나 알고리즘이 가속화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또 AI를 이해할 수 없는 건 일반인이나 전문가도 마찬가지일 수 있어 AI 블랙박스 문제는 2020년대 큰 테마가 될 수 있다. AI가 왜 그렇게 결론을 내는지 해명하는 문제가 앞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AI의 의사결정 틀에서 분리될 수 있다. 다만 2020년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나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가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도 사실이다.

AGI는 폭넓은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며 ASI는 인간 수준 기능보다 한 단계 또는 월등한 지능이다. AGI는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ASI가 등장하면 인간이 이를 제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AGI는 2020년대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미리 준비할 필요는 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5∼2050년 무렵까지는 인간 이상 지능을 가진 기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2020년대에는 강력한 AI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급속하게 높아질 것이다. 다만 자안 탈린(Jaan Talinn)은 다음 10년이 지난 10년과 극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2020년대 기술은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기술의 점진적 개선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 생명공학과 나노 기술, AI가 그 대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2020년대는 인류가 AI를 제어할 수 있는 마지막 10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AI의 능력이 높아질수록 생활 깊숙하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AI의 위협은 이렇게 2020년대 증가할 수 있지만 기후 변화도 마찬가지다. 불행하게도 2020년대에는 폭염과 가뭄, 해수면 상승, 태풍이나 홍수, 산불 등 자연 재해와 불편한 상황이 더 잦아질 수 있다. 전 세계 각국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등을 목표로 내걸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현상 유지가 지속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또 기술로 환경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시작될 것이다. 구름 반사를 높이는 기술이나 우주 공간에 거대한 반사경을 건설해 바다에 양분을 흘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생물을 증가시키는 것, 성층권 에어로졸을 주입해 태양광을 반사시키는 기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지오엔지니어링, 지구공학 방법의 문제는 실패하면 오히려 환경을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 한번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다. 2020년대에는 지오 엔지니어링을 시도하려는 징후나 구체적인 방법이 활발하게 논의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세계가 힘을 합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목표치를 달성해도 효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는 기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10년간 직면하는 기후 문제의 어려움이 지연이라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불여도 기온에 영향을 주는 시간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오늘 인간이 모든 탄소 배출을 멈춰도 앞으로 20∼30년 가량은 기온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다.

이는 환경 문제인 동시에 정치 문제일 수도 있다. 국민은 때론 뭔가 희생하면서까지 생활을 크게 바꾸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성과가 아무 것도 당장 없다면 정치인은 뭘 해야 할지다.

바이오 분야 역시 2020년대 진화를 계속한다. 유전자를 조작한 맞춤형 아기 탄생까지는 앞으로 1, 2세대가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10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다. 맞춤형 의료와 정밀 의료는 2020년대 등장할 수 있다. 맞춤 의료는 환자의 질병 원인이 유전이나 환경, 생활 습관 등 모든 것에 맞춰 이뤄진다. 주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뤄지며 여기에서도 AI가 활약할 것이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거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고 의료 종사자는 개인 맞춤형 치료를 완성한다.

또 유전자 편집 도구 크리스퍼(CRISPR)는 앞으로 10년간도 계속 화제가 될 것이다. 크리스퍼를 기반으로 개개인에 맞춘 새로운 약이나 접근이 적혈구 빈혈증이나 낭성 섬유증 질환 등 어려운 유전성 질환 치료를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농업 분야에서도 크리스퍼를 응용해 영양가 높고 튼튼한 작물을 만들고 말라리아 등의 감염 전파를 제어하기 위해 윤전자 드라이브 등을 만드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유전자 드라이브는 특정 유전자를 더 널리 유전시키기 위한 기술로 2020년대 모기 등을 유전자 조작으로 한 첫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다만 유전자 드라이브의 사용과 규정에 대한 공개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응용에 대한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20년대 우주에 대한 이해는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유럽 초대형 망원경 E-ELT 등 차세대 망원경은 우리 은하에 대한 지식을 재정의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컴퓨팅의 진화도 외계 생명체 탐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우주 탐사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점에서 다음 10년은 우리가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생명체인지 여부를 판정한 확률이 높게 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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