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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군 조종사가 가민 워치 쓰는 이유

시계 제조사인 가민(Garmin)은 GPS나 센서 다수를 탑재한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사실 미 공군 조종사도 가민 시계를 많이 이용한다. 여기에는 사실 한 사건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한 저널리스트가 미 해병대 항공 기지 내 전투기 조종사가 어떤 시계를 차고 있는지 비공식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가장 인기 있는 시계 브랜드는 가민과 지쇼크(G-SHOCK)였다고 한다. 가민의 경우 GPS를 포함한 스마트워치 사용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들 제품은 모두 내구성이 뛰어나 군에서 쓰기에 좋다. 하지만 사실 가민 시계가 파일럿에게 널리 쓰이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민 시계가 파일럿에게 인기를 얻은 건 2018년 1월 29일 열린 전투기 EA-18G의 비행 중 일어난 사건 때문이다. EA-18G는 미 해군 항공 기지에서 중국 해군 항공기지까지 이동 중 고도 7.6km를 비행하다가 치명적 문제에 봉착한다. 기체에 문제가 생기면서 몇 분 안에 조종석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가 됐고 기내에 발생한 결로로 순식간에 얼음층이 생겼다. 이에 따라 조종사 시야는 악화됐고 얼음 탓에 조종할 수 없는 건 물론 조종사도 저체온증 증상을 겪게 된다.

이 때 계기판이 얼음층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항공 교통 관제 지시에 대해 파일럿은 진행 방향과 고도를 확인하려고 가민 시계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조종사 2명은 조종술과 항공 교통 관제사의 지시 힘으로 결국 무사히 지상에 돌아갔다. 착륙 당시 둘 모두 심한 동상을 입었지만 비상 산소로 끝까지 견뎠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군은 가민 GPS 스마트워치를 F/A-18 , EA-18G, T-45 조종사에게 배포한다. 처음에 배포했던 모델(fēnix 3J)은 원래 트라이애슬론이나 경주 같은 선수를 위해 개발한 것이었다.

파일럿이 가민 시계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민은 가민 D2 브라보(Garmin D2 Bravo)와 D2 찰리(D2 Charlie), D2 델타(D2 Delta), 마크 에비에이터(MARQ Aviator) 같은 파일럿을 위한 모델을 선보인다. 마크 에비에이터는 고도가 높은 곳에서 인체의 산소 수준이 얼마나 공기에 적응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2018년 2월 14일 가민은 D2 찰리가 미 공군 U-2 조종사에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WAAS GPS를 탑재한 글로벌 내비게이션과 화려한 지도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미 공군 조종사의 이동을 백업하는 역할을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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