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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수도를 이전하려는 이유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어 8월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도를 보르네오섬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새 수도 건설 공사는 2021년부터 시작해 2024년 정부 일부 기능과 의회를 칼리만탄으로 이전한다. 또 완전한 수도 이전은 인도네시아 독립 100주년인 2045년 진행한다. 수도 이전 예산은 486조 루피아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는 1,0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으며 도시 내에는 추정 3,000만 명이 살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수도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 이전 대상 후보인 칼리만탄은 자카르타와는 전혀 다른 섬에 있다. 자카르타에서 수도를 이전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지반 침하 때문이라고 한다. 자카르타에선 매년 3∼10cm씩 지반 침하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최대 4m나 지반이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자카르타에선 땅 기초와 인프라 자체에도 큰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또 자카르타는 많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해안에 위치하고 있어 홍수 위험이 높은 문제점도 거론된다. 만조 때에는 바닷물이 범람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광활한 토지를 메워 도시에 쏟아지는 빗물 배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그 영향으로 대규모 홍수 피해도 발생한다.

자카르타의 토지가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위치를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자카르타 같은 해안이나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토지는 바다와 강에서 흘러온 퇴적물이 자연스럽게 쌓여 압축되어 간다. 또 지상에 있는 모든 건물이나 구조물 무게가 퇴적물을 조금씩 압축하도록 작용한다. 이렇게 해 자카르타의 지하에는 물을 퍼낼 수 있는 대수층이 형성되어 간다. 자카르타에선 이 대수층에서 과도하게 물을 길어 올리기 위해 대수층 수위가 수십m나 내려간다.

대수층에 존재하던 윤택한 물은 퇴적물 입자 사이 공간에 들어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하에서 과도하게 계속 퍼올리면서 대수층 물이 줄어 대수층에 존재하는 침전물이 지상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침하하는 것이다.

지반 침하에 시달리는 건 자카르타 뿐 아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지하수를 퍼올리면서 지반 침하가 일어난다. 중국 상하에선 지하수 양수 탓에 발생한 2m 이상 지반 침하가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에선 관개에 지하 대수층을 써 지반 침하가 발생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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