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PC 등 전자기기에선 열이 나온다. 햇빛에 비추거나 기기 자체가 발열하게 되면 기기가 강제 종료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 기기는 냉각 장치를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하면 그만큼 기기 덩치가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두께가 원자 10개 정도밖에 안 되는 초박형 단열재를 개발했다.
열로부터 기기를 지키는 건 중요하다. 전자기기 단열재로 유리와 플라스틱, 공기층 같은 걸 이용하지만 만일 단열이 잘 안 되어 오동작을 일으키면 최악의 경우 배터리가 폭발할 수도 있다. 단열재를 얇게 할 수 있다면 기기 자체는 소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은 얇은 단열재 개발에 도전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8월 16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두께가 불과 원자 10개 정도밖에 안 되는 단열재로 100배 두꺼운 유리층과 같은 단열 효과를 발휘한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단열재를 개발하면서 전자기기의 열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파악해 열을 소리와 같은 것으로 보고 초박형 단열재를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기가 흐르는 전자가 이동하면 다양한 원자와 충돌해 대량 전자와 원자가 부딪쳐 진동이 열로 전달된다. 하지만 이 열은 인간이 알아들을 수 없을 만한 초고주파음이다. 그렇지만 원리상으론 열과 소리는 비슷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라디오 DJ 부스는 두꺼운 유리로 주위와 분리된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지만 마찬가지로 전자기기 절연 유리를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보온을 하고 싶은 것이라면 DJ부스의 두꺼운 유리를 모방해 두꺼운 유리를 이용한 단열재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절연이 가능한 얇은 게 좋다. 연구팀은 여러 유리창 소리와 열을 차단하는 아이디어에서 힌트를 얻어 얇은 층을 거듭한 단열재를 개발하기로 했다.
두꺼운 유리 대신 원자적으로 얇은 소재 레이어를 여러 겹으로 한 단열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최근에는 과학 발달로 원자적으로 얇은 소재가 발견됐고 탄소원자 1개분 두께 밖에 안 되는 그래핀 등 많은 분야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래핀과 다른 3종류의 원자적으로 얇은 시트 형태 재료를 쌓아 전체 두께가 불과 원자 10개 정도밖에 안 되는 4층으로 이뤄진 단열재 개발에 성공했다. 각 층을 통과할 때마다 원자를 진동시키는 전자 움직임이 감소하는 새로운 단열재는 얇지만 효과적이며 무려 100배 두께를 갖춘 유리와 같은 단열성을 발휘한다.
나노스케일 단열재는 전자기기 크기 축소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용화에는 단열재 대량 생산 방법 개발과 동시에 전자기기의 중요한 위치에 단열재를 배치하는 기술 개발을 필요로 한다. 연구팀은 원자 규모로 열을 나타내는 초고주파음에 대한 이해를 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