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은 이모지피디아(Emojipedia)가 정한 비공식 세계 이모티콘의 날이다. 그런데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Ford)가 몰래 픽업트럭 이모티콘을 만들었다고 한다.
포드는 이 이모티콘을 유니코드 컨소시엄(Unicode Consortium)에 신청하기 위해 마케팅 기업과 기관을 고용해 진행했지만 유니코드 컨소시엄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내년에는 포드가 후원해서 만든 픽업트럭 이모티콘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일개 기업이 키보드 기호를 컨트롤한다는 게 어떨까.
유니코드 컨소시엄은 1991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텍스트나 기호가 장치와 다양한 형태 소프트웨어에서도 올바르게 표시되는 걸 보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 밖에도 이모티콘을 적절하게 제안하는 개방적 방법을 개척하기도 했다.
만일 유니코드 컨소시엄이 픽업트럭 이모티콘을 승인한다면 포드는 마케팅 대행사나 디지털 전략가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건 포드가 이 이모티콘 디자인에서 제출까지 관여했다는 걸 비밀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니코드 컨소시엄 내 이모티콘위원회는 이 이모티콘이 제출됐을 때 포드가 뒤에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고 한다. 이유는 제출이 모두 온라인에서 이뤄졌고 이모티콘에 포드 로고가 없었고 포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포드는 지금은 그들이 뒤에 있었다는 사실을 표면화한 상태다. 배우를 내레이터로 기용해 동영상을 만들어 이모티콘 제작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마치 보통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것처럼 점토 모델링이나 풍동 실험까지. 하지만 실차 크기 이모티콘을 보면 포드 레인저를 닮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쨌든 이 이모티콘 제작에 포드가 자금을 제공했다는 걸 알면 뭔자 의심스러운 인상을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 타코벨이 타코 이모티콘을 사용하거나 네슬레 역시 킷캣 이모티콘 같은 걸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들과 포드와의 차이라면 이들은 보도자료를 내 유니코드 컨소시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는 것이다. 포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트럭 이모티콘을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젠 스마트폰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재미조차 21세기에는 아무 것도 순수한 건 없어질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