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 음악 작곡가인 한스 짐머(Hans Zimmer)가 BMW그룹과 손잡고 미래 전기 자동차를 위한 소리를 제작했다.
한스 짐머는 레인맨과 라스트 사무라이, 라이온킹, 캐리비안의 해적, 배트맨 등 다수 작품에서 음악을 맡은 현대 영화 음악계의 거장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가 작곡한 선율을 들어봤을 것 같지만 미래에는 극장 뿐 아니라 길거리나 차내에서도 그의 소리를 들을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BMW그룹은 미래 전기자동차와 전기 이동성을 위한 사운드를 개발하는 브랜드(BMW IconicSounds Electric)를 설립하고 여기에 한스 짐머가 참여한다고 밝힌 것. 짐머는 BMW 어쿠스틱 엔지니어 사운드 디자이너인 렌조 비탈리(Renzo Vitale)와 함께 BMW가 지난 6월 25일 발표한 콘셉트카 비전 M넥스트 사운드를 런던과 LA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냈다.
전기자동차의 소리를 제작한다고 하면 주로 도시에서 보행자에게 자동차 접근을 알리기 위한 기계적인 주행 소음을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전기자동차에 장착이 의무화된 소리를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중요한 목적 중 하나지만 BMW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내연기관 엔진을 가진 자동차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가속과 함께 나오는 배기음을 대체하도록, 그러니까 운전의 즐거움을 높여줄 감성적 사운드를 지향한다고 한다.
BMW가 공개한 비전M 넥스트의 영상을 보면 이것이 어떤 소리가 될지 엿볼 수 있다. 보통 상상하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 증가 뿐 아니라 운전자 시트를 통해 신체에 전해지는 걸 상정한 중저음을 섞는다.
독일 태생인 짐머는 BMW의 마니아였다면서 어렸을 때 어머니가 귀가할 때 나던 BMW 소리를 재빨리 알아챘다고 말한다. 미래에 나올 BMW 전기차를 위해 사운드를 디자인할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면서 전기차 운전 경험에 감동이 느껴지는 소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사람이 듣는 소리를 제작할 기쁨과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는 비탈리는 전기차를 운전할 때 지금까지 내연기관 엔진 소리에 익숙해진 운전자에겐 파워트레인의 패러다임 변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부는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비전 M넥스트 사운드는 운전자와 전기차가 함께 연주하는 하모니를 만드는 걸 목표로 했다고 설명한다.
멀리실린더 엔진을 가진 스포츠카가 내는 소리도 매력 중 하나로 고객에게 어필해왔듯 전기차 시대가 되어도 BMW는 소리가 좋다는 말을 들으려고 할 수 있다. 한스 짐머가 BMW를 위해 어떤 사운드트랙을 낼지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