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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도산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

인도 가전 시장은 과거 유례가 없을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4,0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뭄바이대학 연구팀이 인도에선 처음으로 설계 제조한 마이크로프로세서 AJIT를 개발했다.

인도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자 제품 수입액은 인도 전체 수입 총액 중 10% 이상을 차지한다. 석유 제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는 것. 수입하는 전자기기 중 하나가 바로 전자기기의 두뇌 격인 마이크로프로세서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반도체 칩 형태로 융합한 수백만 개에 이르는 트랜지스터를 포함한 집적회로다. 불과 몇 밀리미터 크기지만 전자레인지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서 우주정거장에 탑재한 슈퍼컴퓨터까지 전자기기 대부분에 이용된다.

하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과 생산에는 상당 금액 투자와 노하우가 요구된다. 따라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 판매는 전 세계에서도 한정된 기업만 가능하다. 인도는 소프트웨어 면에선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하드웨어는 다른 국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뭄바이대학 연구팀이 정부 소유 반도체 연구소에서 개발한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AJIT는 70∼120MHz 주파수로 작동하는 첫 인도산 프로세서다. 가감산 비교 등 기본 산술 연산과 논리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장치와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 검색하는 메모리 관리 유닛도 탑재했다. 또 소수를 이용한 계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설계한 부동소수점 유닛을 탑재,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프로그래밍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하드웨어 디버거 유닛도 있다.

AJIT는 인텔 제온 시리즈 등에 견주면 규모가 작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이나 신호등 조작 패널, 로봇 시스템 구축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뭄바이대학 연구팀은 만일 AJIT를 대량 생산하면 1유닛당 100루피 이하 가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팀은 180nm 제조공정으로 만들 첫 단계라면서 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대상 대부분 응용 프로그램에는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후 65nm 제조공정으로 이행하고 더 고급기술을 이용한 프로세서를 상업적으로 제조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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